▲최근 대연2구역 주택재개발 공사로 인근 학교 학생들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18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을 비롯한 시교육청 관계자들이 공사 현장을 방문해 실태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부산시교육청)

부산 남구 대연2구역 주택재개발 공사로 인근 학교의 학생들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이 18일 관할 남구청과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측에 사업시행 인가 조건 미이행을 이유로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공사를 중지하고 대책을 마련한 후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이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통보했다.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건설공사에 대해 공사 중지 요청을 하기는 부산에서 이번이 처음이며,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조치이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학생들의 안전 확보와 학습환경 보호를 위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는 그 동안 인근 학교와 교육청이 수차례 관할 남구청에 관리감독 강화를, 조합 측에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각각 요청했는데도 현재까지 시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에 따른 시교육청의 특단의 조치이다.

사업지는 연포초, 해연중, 중앙고, 대연정보고, 부산구화학교 등 5개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 자리 잡고 있는데도 시공사 측은 안전 및 환경 보호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기존 시설물 철거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애학생과 대입수험생을 비롯한 이곳 5개교 학생들은 비산먼지·소음·진동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는 물론 안전 펜스 미설치로 인한 통학 안전 위험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어 학부모와 동창회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본격적으로 아파트 건립 공사가 시작되는 10월부터는 소음·진동 피해가 지금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석준 교육감은 18일 오후 3시 최기건 행정국장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와 함께 공사 현장의 실태를 점검한 후 가장 피해가 큰 인근 구화학교(특수학교)를 방문, 학생들의 피해 상황을 살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일반학생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특수학교 학생들이 비산먼지 등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고, 수능을 50여일 남겨둔 수험생들도 소음과 진동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어 큰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모든 행정적 조치를 다할 수 밖에 없다”며 “학생들의 학습환경 보호 및 안전 조치를 취한 후 공사를 재개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남구청의 2012년 주택재개발사업인가 조건에는 ▲「학교보건법시행규칙」제9조에서 정하고 있는 소음·진동·비산먼지 기준 반드시 준수 ▲차도와 인도 구분된 안전 통학로 확보(인도 폭 3m이상) ▲안전울타리(높이 1m이상) 설치 ▲주요교차 지점 교통안전요원 고정 배치 등 구체적인 준수사항을 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가 조건의 각 사항을 이행하지 않거나 위반하는 경우에는 관계규정에 의거 인가를 취소하거나 공사의 중지 또는 사용의 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으로 시교육청은 부산 곳곳에서 재개발사업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실을 고려해 학교 주변의 각종 공사 시 학교 및 학생들의 학습권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