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09.14 09:56:04
안 전 공동대표는 13일 문 대표를 향해 칼을 겨누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힘싸움 태세를 취하는 등 양측의 충돌이 되풀이되면서,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와의 대권경쟁 노선을 ‘협력적 경쟁’이 아닌 ‘정면대결’로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문 대표를 겨냥한 안 전 대표의 파상 공세에는 혁신위 활동을 끝낸 지금이 ‘정풍’을 앞세워 문 대표와의 차별화를 꾀해 존재감을 끌어올리기에 가장 적기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문 대표 체제가 굳건해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혁신은 실패’라고 규정하며 정풍운동을 선언한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중진들과 중앙위 개최에 협의하며 ‘급한 불’을 끄자 오히려 비판의 강도를 끌어올려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안 전 대표는 “당내 패권적 사고의 한편에는 기회주의와 적당주의가 자리잡고 있다”면서 “본질을 외면하고 공천룰이 혁신의 전부인 양 집착한다면 집안싸움으로만 비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안 전 대표는 혁신안 통과를 문 대표의 거취문제와 연계시킨 것에도 “분열적인 사고로 자기 진영 외에 나머지는 모두 배척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본질은 사라지고 권력투쟁만 남을 것”이라며 중앙위 연기를 요구했다. 정치 혁신이나 새정치에 대해서는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안 전 대표는 “‘안철수는 새정치 한다더니 무엇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질타가 두렵다”며 “낡은 정당의 프레임에 그대로 갇혀버린다면 정치에 입문한 명분이나 민주당과의 통합명분도 없어져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안 전 대표의 한 핵심인사는 “중진들이나 문 대표 모두 총선공천 국면에서 이해에 따라 행동한 것 아닌가. 이런 것 역시 낡은 진보”라며 “이번 중앙위 강행은 총선 체제를 확고히 문 대표 체제로 치르겠다는 의지표명”이라고 주장하며 문 대표가 전날 중진의원들과 합의를 이룬 것도 아무 정당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안-문 이번 충돌을 두고 2017년 대선을 둘러싼 경쟁이 조기에 불붙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안 전 대표의 경우 그간 4·29 재보궐 선거에서 관악을에 출마한 주류 진영인 정태호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등 ‘경쟁적 협력’의 모습도 보였으나, 선거 후 혁신 국면에 들어서서는 ‘전면경쟁’으로 태세를 전환한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5월에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혁신위원장을 제안했지만 안 전 대표가 거절했고, 이후 안 전 대표가 조국 교수를 추천했는지를 두고 양측은 진실게임까지 벌였으며, 이후 문 대표는 혁신을 위해 대권주자들의 힘을 모으겠다며 ‘희망스크럼’을 짜겠다고 했지만, 안 전 대표는 “그런 말은 나눈 바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최근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토크콘서트에서는 안 전 대표가 2012년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입당 의사를 전달한 적이 있다고 밝히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으며, 특히 최근에는 혁신안을 두고 안 전 대표가 문 대표를 연일 직격탄을 날리면서 양측의 대립은 전면전 양상으로까지 치달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 주위에서 ‘선(先)협력 후(後)경쟁’을 주장하는 의견보다는 ‘전면경쟁 노선’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는 정계입문 3년이 되는 19일에 즈음해 그동안의 정치활동 소회 등을 밝힐 예정으로 알려져, 최근 당내 현안은 물론 문 대표와의 관계를 두고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