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10월 3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에서 진행되는 'Cat's Cradle(실뜨기)'전에는 늘 찾아 헤매는 그리움의 대상을 회화 작품과 오브제 작품 70여 점에 담았다.
문 작가는 실뜨기에 대해 "매듭 하나 연결된 단순한 실을 엮고 상대에게 건네는 일, 고양이 요람(실뜨기) 위의 즐겁지만 아슬아슬한 게임처럼 관계란 제가 만드는 복잡한 삶을 교환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실뜨기의 다음 차례를 관객에게 건네며 얽히고설킨 관계를 풀어 놓고 있다. 또한 주고받으며 맺었던 온갖 물건들로 만들어진 오브제 작품으로 복잡하고 길게 늘어진 자신의 표상을 꺼내 놓고 흥미로운 소동을 일으킨다.
그는 "서랍을 정리하는 방법이란 게 있더라고요. 서랍을 열어보기 전 눈을 감고 내게 필요한 것을 기억해 낸 다음 그 밖의 모든 것을 버리라는 설명이었습니다"라며 자신의 작업은 정리되지 못한 관계를 정돈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매 전시마다 매진을 기록할 만큼 화랑계의 블루칩을 떠오는 문형태 작가의 '실뜨기' 작업은 홀로 떠났던 미국 여행을 통해 매너리즘과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성찰에서 나온 결과물들이다.
작업실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세계와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삶의 모습을 통해 그가 느낀 또 다른 감정과 일상 속 진솔한 이야기와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회와 사회, 그 속에서 누구든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작가는 이러한 질문과 답을 공유하며 이번 전시가 소통과 만남을 유도하는 매개체가 되길 바라며 더욱 성숙해진 자신의 일기장을 완성해 나가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