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태백시를 비롯해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5%를 초과한 부산, 대구, 인천이 재정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됐다. 이런 가운데 위기 수준에 맞는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긴급재정관리제도의 도입이 추진 중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은 지방재정 건전성을 제고를 목표로 긴급재정관리제도가 입법예고된 가운데 이에 대한 강원도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도모하기 위한 '긴급재정관리제도 도입과 강원도의 대응'을 주제로 정책메모 제493호를 발간했다.

현재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위기는 피해갈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채권발행을 통해 수입 이상의 지출이 가능하고, 누적된 부채가 차세대의 조세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는 '연성예산제약'으로 재정운용의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2011년부터 재정위기관리제도를 시행해 왔다. 이에 따라 최근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5%를 초과한 부산, 대구, 인천, 태백을 재정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아울러 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재정위기에 직면해 주민서비스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현행 재정위기관리제도를 강화하는 긴급재정관리제도 도입을 입법예고했다. 위기 수준에 맞는 대응체계를 구축해 지방재정 건전성의 제고가 목표다.

긴급재정관리제도는 긴급재정관리단체 지정요건과 방식, 긴급재정관리계획의 수립과 이행, 긴급재정관리단체에 대한 국가의 지원 등과 함께 긴급재정관리단체의 예산편성권과 재정운영 제약, 이행의무와 제재사항 등을 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국 자치단체의 재정위기 사례는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재정위기에 처하게 된 공통적인 원인은 지역 주력산업의 쇠퇴, 무분별한 사업투자와 방만한 재정 운영이었다. 재정위기는 공공서비스 축소, 공공요금과 세금 인상으로 삶의 질 저하 등 고스란히 주민들의 고통으로 전가됐다.

자치단체의 재정위기는 지역사회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협요소로, 사후 수습에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후 징벌적 제재보다 예방적 차원의 재정건전화 대책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황규선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위기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치단체의 재정부담 경감을 위해 중앙정부의 업무 이양에 상응하는 예산 이전, 지자체의 재정운영 및 관리 능력 향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건전성 제고 중심으로 정책기조의 전환, 재원의 투명한 집행, 경제적 타당성에 입각한 사업추진 등 세출구조 개선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지역 차원의 사전점검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 직하다"며 "향후 추진될 시행령 개정 등 제도 보완에 지역의 의견이 반영돼 보다 효율적인 제도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