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전통 분야의 장인들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전통 작품의 대중화를 이끄는 이색전시회를 열어 주목을 끌고 있다.
영산대학교(총장 부구욱)는 오는 30일까지 해운대캠퍼스 창조문화대학 2층 칠예관에서 세계시조시인포럼(대표 최연근)에서 주최하는 특별전시회 '시조, 옻을 입다'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전통시조와 전통옻칠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시조가 옻칠 작품을 만나, 보다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 개최의 이면에는 한국 최고의 칠예가로 널리 알려진 전용복 영산대 석좌교수의 역할이 컸다. 그는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조를 기품있게 담아낼 옻칠작품 30여점도 직접 제작하며, 전통문화 알리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옻칠작품 제작에 있어서도 작품마다 시조의 흐름과 주제에 맞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근배 시조시인의 '간찰(簡札, 간지에 쓴 편지)'이라는 작품에는 수묵화를 연상하게 하는 부드러운 색조의 옻칠 목판을 선택해, 고풍스러움이 표현될 수 있도록 했다.
최연근 시조시인의 작품 '백두산의 눈물'에는 백두산 천지를 표현한 옻칠 작품을 매칭시켜 자연스러움과 친숙함을 더했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옻칠과 함께 만난 전통 시조 30편 외에도 이근배, 이지엽, 최연근, 김한성 시조시인이 글씨를 쓴 전 석좌교수의 찬조작품 5점도 함께 볼 수 있다.
전용복 석좌교수는 “우리의 전통인 옻칠과 시조가 만났다는 것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겠지만, 이런 협업을 통해 대중화되고 나아가 세계화된다면 전통문화의 한류트렌드 형성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통 장르와의 협업을 고민해, 대중들이 우리의 전통에 대해 친숙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용복 석좌교수는 1991년 일본이 자랑하는 문화유산으로 세계 최대의 옻칠 건축물인 '메구로가조엔'이 지진으로 손상되자 미술품 5천여 점의 제작과 복원을 총괄지휘했고, 배우 배용준과 김혜수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