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정용진 부회장 ‘애견 사랑’ 작용
보관함 없애고 울타리·슬링백 등 시범적용
“반려견을 펫 시장에 상업적 이용” 비판도
이마트 관계자는 18일 “애견을 철제함에 두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현재는 고객만족센터에서 보호해주고 있다. 기존의 철제함은 물품만 보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달 초부터 전국 모든 매장의 애견 보호 시스템을 바꿨다. 기존 철제함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애견 보관 장소가 고객만족센터로 변경되었으며, 이곳 물품보관함에는 애견을 보관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걸렸다.
철제함의 문제점을 지적한 CNB 기사가 지난 3일 나간 점을 고려하면, 보도 후 즉각 시스템을 바꾼 것으로 짐작된다.
CNB는 “철제구조물 특성상 환풍이 제대로 되지 않고 열에 취약함에도 일부 매장에서는 정문 출입구(에어컨 사각지대)에 보관함을 놔둬 특히 여름철에 견공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이마트는 울타리를 쳐서 그 안에 견공들을 보관하거나 강아지 슬링백을 비치해 고객들이 강아지를 가방에 넣은 채 장보기를 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식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애견과 고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2010년까지만 해도 집에서 6마리의 반려견을 길렀으나, 이후 반려견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교배가 이뤄져 한 때 50여 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견공들 중 몇몇은 이마트 펫샵(pet shop)의 홍보대사로 나섰다. 시작은 푸들 품종의 ‘마리’였다. 마리는 2010년 9월 이마트의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 사료 제품인 ‘엠엠독스’의 봉지 모델로 데뷔했다.
이마트는 2008년 대형마트 최초로 PB제품인 애견용 사료 ‘엠엠독스’를 선보였는데 봉지 모델을 마리로 바꾼 것. 당시 정 부회장은 트위터에 “마리가 모델로 나온 사료 시제품이 나왔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정 부회장은 자신의 애견인 몰리의 이름을 따서 전국 15개 이마트에 애견·애묘 가게‘몰리스 펫샵’을 열었다. 몰리는 이마트 PB 사료의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몰리스 펫샵은 최근 26개 점포로 늘었다. 정 부회장이 키우던 반려견들은 각 점포의 몰리스에 보내져 홍보대사 노릇을 하고 있다.
600㎡ 규모의 몰리스에는 반려견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스파와 다양한 놀이기구가 갖춰진 운동장 등이 마련돼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에 150~200여 마리의 견공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마트와 정 부회장은 유기견 돕기 행사, 여름철 휴가 떠나는 고객의 애견을 맡아주는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도 자주 열고 있다. 애견 사료도 체중조절용, 식이성 알레르기용, 노령견용 등으로 특화시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유독 펫 관련 상품 개발에 적극적인데, 이번에 애견보관함을 없앤 것도 애견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손상될까봐 취한 조치로 보인다”며 “정 부회장이 ‘푸들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반려견을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너무 상업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CNB=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