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15.08.13 08:57:38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한국경마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경마계의 히딩크, 거장 김영관 조교사를 두고 한 말이다. 지난 9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4경주로 펼쳐진 제10회 경남도민일보배 대상경주에서 '트리플나인'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그때 김 조교사의 얼굴에는 호쾌한 웃음이 가득했다.
그 누구나 넘볼수 없는 올 6월이후 벌어진 5개 대상경주중 4개 경주 우승, 한국 경마사상 11년 5개월만에 최단기간 800승을 동시에 달성한 순간이었다.
지난 4월 KRA컵마일 대상경주와 코리안더비와 뚝섬배 등 3개 메이져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놓쳐 김 조교사의 올 상반기는 대상경주의 우승 없이 지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6월 21일 상금 각 5억원의 코리안오크스배와 부산시장배를 동시에 석권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7월 12일 국제신문배에서는 숨고르기를 했으나, 곧이어 벌어진 19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대상경주와 경남도민일보배를 연거푸 우승하며 과연 경마계의 거장, 히딩크다운 김 조교사의 면모를 한껏 드러냈다.
'명장 김영관 조교사', '한국판 백락', '기록의 사나이', '역대 최강 조교사' 등등... 그의 이름 앞에 한국경마 최고의 조교사를 상징하는 수많은 수식어가 말해주듯 그는 이미 한국 경마사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현재 한국경마사의 조교사 부문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김 조교사는 총전적 3787전 800승, 2위 502승, 승률 21.1%. 복승률(1,2위 승률) 34.4%, 800승을 넘어선 조교사는 1144승의 서울 신우철 조교사와 각각 865승과 864승을 기록중인 서울 김양선·하재흥 조교사 3명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1983년 조교사 동기로 데뷔해 800승을 23년∼30년만에 달성한 기록들이다.
하지만 김 조교사가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다른데 있다. 오는 9월 오너스컵과 11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지는 브리더스컵 우승으로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달성이 그것이다. 2015년 현재 서울과 부경을 통합한 메이져 경마대회는 총 13개 경주로 부경 6개 경주와 서울 7개 경주다.
첫 메이져대회인 4월 KRA컵마일에서부터 12월 13일에 시행 예정인 그랑프리대회로 이어지는 메이져대회는 그야말로 메이져 경마대회의 꽃이다. 지금까지 7개이상을 우승한 조교사는 없다. 그만큼 경마사상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대기록이다.
김 조교사가 우승하지 못한 서울·부경 오픈경주는 오너스컵과 브리더스컵이다. 만약 김 조교사 오너스컵과 브리더스컵에서 우승한다면 서울과 부경 통합 대상경주에서 모두 우승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김 조교사는 “기록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국내경마가 해외에서도 통하는 경마를 해보고 싶다. 올해 싱가포르국제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으나 가능성을 보고 왔다”며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싱가포르 경마대회에 입상해 한국경마의 국제 위상을 드높이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통산 순위상금만 389억원, 대상경주 27회 우승, 8년 연속 통합 조교사 다승왕 도전은 이제 그에게는 크게 의미가 없는 도전이 돼버렸다. 그의 여정에는 41두의 국내에 내노라하는 건각들이 함께하고 있다. 그가 국제무대에서 한국경마의 위상을 드높이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