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농지 보전을 위한 농업진흥지역이 농업시장 개방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농업진흥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는 요건과 해제요건이 다르고, 정기적으로 농업진흥지역 농지의 여건변화를 파악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철원군의 경우 전체 농지면적보다 농업진흥지역 면적이 더 크게 지정돼 있다.

강원발전연구원은 농업시장 개방과 농산업의 융복합산업화 등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농업진흥지역의 규제 합리화'를 주제로 정책메모 제486호를 발간했다.

농업진흥지역 제도는 우량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보전함으로써 농업의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지정하고 농업 외 용도로 토지이용을 규제하는 제도다. 농업진흥지역은 농업진흥구역과 농업보호구역으로 구분된다. 농업진흥구역은 농업목적으로 이용을 위한 지역이고, 농업보호구역은 농업진흥구역의 용수원 확보, 수질보전 등 농업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지역에 해당한다.

절대농지와 농업진흥지역 제도는 과거 수십 년간 국토의 난개발로부터 우리나라의 우량농지를 보존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강원도에 지정돼 있는 농업진흥지역은 전체 농지 11만 378㏊ 중 35.7%인 3만 9361㏊다.

현재 농산업 구조 개편을 위한 지원시설/기능 확충, 귀농·귀촌 및 인력 양성기반 조성, 농촌환경 정비 등 농촌 공간구조 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철원군의 경우 전체 농지면적보다 농업진흥지역 면적이 더 크게 지정돼 있다. 이는 제도상 부분적으로 불합리한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살제 18개 시군 중 농업진흥지역 지정면적이 가장 넓은 철원군의 경우 2013년 현재 전체 경지면적 1만 3229㏊보다 농업진흥지역 면적은 1만 4688㏊에 이를 만큼 더 넓게 지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농업진흥지역 제도 운영상의 문제와 함께 최근 규제개혁이 정부의 핵심과제로 추진되면서 농업진흥지역 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농업진흥지역 지정기준과 해제기준의 동일화를 비롯해 정기적인 농업진흥지역 여건변화실태 조사, 도시지역 내 생산녹지지역과 농업진흥지역의 중복성 해소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또 농업진흥지역 행위제한 규제의 유연화, 농산업 6차산업화 사업의 추진이 용이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현행법 상 농업진흥구역의 신규 지정기준은 3~1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지정해제 기준은 2㏊ 이하로 정하고 있다.

아울러 농업진흥지역의 행위 규제로 농작물 생산과 가공, 서비스를 결합하는 농업 융복합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토지이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다른 토지이용 규제와 중복 규제를 받는 지역도 있다. 이에 따라 농업진흥지역이 향후에도 농산업 발전에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상 불합리한 요소들을 시급히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조명호 부연구위원은 "최근 사회 전반에 걸친 규제개혁이 국가정책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농업진흥지역 제도개선을 위한 농지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며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농업진흥지역 규제개선의 공론화와 타 시도와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