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부산경찰)

부산 남부경찰서는 유류급유회사를 설립해 정유사로부터 주문받은 기름(선박용 벙커C유) 전량을 급유하지 않고 급유선의 탱크에 남기는 수법으로 빼돌린 뒤, 전국 유류저장소 등에 헐값으로 판매한 절도범 A(52)씨와 장물취득범 B(47)씨 등 2명을 구속, 범행에 공모·가담한 8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씨는 유류검량사 업무에 종사하다가 선박면세유를 절취하는 것이 매우 용이하다는 점을 알고 C(56)씨를 동업자로 해 입항하는 외항선이 운항에 사용할 기름을 정유사에 주문하면 이를 운반, 급유해 주는 'F해운'을 설립, 유류급유선 1척을 구입한 후 2010년 7월부터 외국선사 감독자에게는 전량 급유한 것처럼 속인 후 빼돌린 기름으로 자신이 운항하는 운반선의 연료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항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장물업자들에게 시세보다 80% 싸게 판매하는 등 4년여간 총 354회에 걸쳐 약 1000만 리터, 당시 평균 유가기준 시가 100억여원 상당을 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같이 구속된 장물업자 B씨는 A씨가 기름을 절취하는 날에 맞춰 자신의 기름배를 운항, 부두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운반선이 들어오면 기름을 옮겨 싣은 후, 다른 선박에 웃돈을 받고 판매하다가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자 기름을 육지로 빼돌리기로 마음먹고 기름 운송차량(일명 탱크로리) 운전기사 D(39)씨 등 4명을 소개받아 전량 탱크로리에 판매하는 방법으로 2011년부터 4년여간 총 317회에 걸쳐 640만 리터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탱크로리 운전기사 D씨 등 4명은 딜러 등을 통해 불법취득한 기름을 경기도 포천, 양주, 경북 영천, 전북 김제에 있는 유류저장소 등에 넘겨줬고, 유류저장소 업주는 일반 벙커C유보다 유황성분이 8배가 높아 육상에서 사용 금지된 선박용 벙커C유를 헐값에 공장의 보일러유 용도로 판매해 불법 유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탱크로리 운전기사 E(55)씨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딜러를 거치지 않고 전남 광주, 화순, 경남 진주 등에서 농장주(토마토, 가지, 파프리카 등)와 직접 거래해 공장이 아닌 농장 하우스의 연료로 선박용 벙커C유를 사용하게 한 사례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