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민선6기 군정 출범과 함께 윤상기 하동군수가 내건 핵심 키워드는 ‘알프스 하동의 100년 미래’였다. 왜 알프스 하동 100년이었을까?
119년 전인 1896년 스위스의 아돌프 구에르 젤러라는 사람이 어느 날 딸과 함께 해발 4158m의 융프라우 봉우리 밑을 산책하던 중 융프라우 정상까지 보다 쉽게 오를 방법이 없을까 상상한다.
그 상상은 상상에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겨진다. 모든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재를 털어 바위에 터널을 뚫고 궤도를 놓아 착공 16년만인 1912년 마침내 그 유명한 산악궤도열차가 완공된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관광객이 만년설의 융프라우로 몰려들어 산악궤도열차는 스위스의 관광수익을 창출하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윤상기 군수가 내세운 '알프스 하동의 100년' 역시 다른 사람은 상상도 하지 못한 100년 전 아돌프 젤러의 '무모함' 과 흡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돌프 젤러가 무모한 상상을 실행에 옮겨 100년이 넘도록 스위스를 먹여 살리는 것처럼 윤상기 군수 또한 100년을 먹여 살릴 먹거리 창출에 도전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하동의 실정과 맞지 않는 ‘알프스’를 내세웠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윤상기 군수는 민선군수로서 표로 연결되는 눈앞의 성과보다 지난 1년간 100년 미래를 내다본 밑그림을 그리고, 그 밑그림을 바탕으로 100년 미래 정책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가 그린 100년 미래 비전의 핵심은 국내·외 기업유치를 통한 지속가능한 부가가치 첨단산업 육성과 천혜의 자연·문화·역사 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그리고 잘사는 부자농촌 실현이다.
윤 군수는 이를 위해 취임 초기부터 서울로 해외로 직접 발로 뛰며 국내·외 기업 유치는 물론 해외 관광객 유치, 농·특산물 판로 개척을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하루에 김치 50t을 생산할 농업회사법인 신푸드코리아, 연간 매출액 700억원을 목표로 하는 (주)정가진 바이오밸리, 자원 순환기술을 실용화한 국내 1호 기업인 하동광물섬유 유치에 성공했다.
100년 미래 먹거리의 핵심 프로젝트인 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의 싱가포르 케펠사,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사 등 첨단기업 유치도 현실화하고 있으며, 영국 애버딘대 하동캠퍼스 설립도 눈앞에 두고 있다.
농·특산물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수출 나라와 수출 품목의 다변화는 물론 2000만 달러 수출도 머지않았으며, 지난 봄 중국 유커 300명이 전세기를 타고 별천지 하동을 찾는 등 해외 관광객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농촌 어르신을 위한 행복택시 개통, 임대주택 보급, 도시가스 공급, 섬진강 생태계 복원, 탄소없는 에너지 자립마을, 금오산 어드밴처 레포츠단지, 지리산 궤도열차, 민선6기 목표연도 농·특산물 5000달러 달성 등 미래 사업을 이미 완료하거나 가열 차게 추진 중이다.
시공사 교체 등의 문제로 공사 중단사태를 맞고 있는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조기 재개를 위해 밤낮없이 뛰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이 기대된다.
이처럼 윤 군수가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100년 미래 군정에 치중하다보니 일부 군민은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다수의 군민은 윤 군수의 100년 밑그림을 지지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군민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군은 민선6기 군정 1년에 즈음해 군민의 의견을 듣고 이를 군정에 반영하고자 여론조사전문기관 '코애드' 에 의뢰해 6월 27·28일 군민 977명을 대상으로 군정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윤 군수의 군정운영에 대해 40.4%가 만족한다고 답해 그렇지 않다고 밝힌 26.8%보다 훨씬 높았다. 30.2%는 보통이었다. 군민의 절반 가까이가 알프스 하동 100년 미래 비전에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취임 이후 하동군이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의견도 38.3%로, 나빠졌다는 의견(21.6%)보다 16.7% 포인트나 많았다. 그래서 하동에 사는데 만족한다는 의견(55.2%)이 그렇지 않는다는 의견(16.8%)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앞으로 지향해야 할 도시모델은 해양산업도시가 25.9%로 가장 많았고, 문화관광도시(24.4%), 전원휴양도시(23.1%), 선진농업도시(19.1%) 순으로 나타나 역시 윤 군수가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핵심정책과 일치했다.
그밖에 군이 발전하기 위한 과제로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복지정책 실현(26.2%), 농가소득증대 방안(24.9%), 산업단지 조기 완공(24.2%), 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관광객 유치(16.9%) 등으로 조사돼 민선6기 군정이 풀어야할 과제로 삼은 분야와 비슷했다.
군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군정에 적극 반영하되 표를 의식한 당장의 실적이나 성과보다 100년 미래를 내다보는 큰 그림을 차근차근 실현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의 자동응답(ARS)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7.6%,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4%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