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7.15 00:44:35
강원도 건축환경과 자연환경의 유리(遊離)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공간과 환경의 분위기, 장소적 특성과는 무관한 디자인으로 도시 환경과의 이질감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적 수익성 위주의 건축 증가로 지역건축의 질서와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강원건축지원센터(안)를 설립해 효과적인 건축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발전연구원은 강원도와 도내 18개 시군지역 재생과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강원도 건축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과 지역재생'을 주제로 정책메모 480호를 발간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도시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역쇠퇴 현상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건축을 활용하는 정책과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소득증가와 문화수준 향상 등으로 건축물과 도시환경의 품격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창의적인 건축·도시공간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과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 미라이 21, 오스트리아 그라츠 쿤스트 하우스 등은 쇠퇴한 지역의 재생을 위해 건축 프로젝트를 도입하고 노후 건축문화자산을 재활용해 해당 지역에 새로운 경제적·문화적 기반을 창출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의 경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춘천 레고랜드, 강원디자인센터 등 강원도 발전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건축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건축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건축 프로젝트가 지역재생과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새로운 건축 또는 기존의 건축자산을 이용해 성공을 거둔 건축 프로젝트는 쇠퇴하는 기존 도시와 지역에 새로운 건축 프로그램을 적용해 주변 환경은 물론 산업·경제·문화 등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나아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커뮤니티와 문화적 활동을 보장하는 것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도내 건축물은 총 37만7949호이며, 이 중 1층 건축물 비율이 74%, 건축물 용도에서는 주거용이 67%를 차지하고 있다. 도내 단독주택 수가 점차 감소하고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주택 노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 1979년 이후 건축돼 35년 이상 된 도내 노후 건축물 비율은 14.8%로 전국 평균 9.7%를 크게 상회한다. 특히 정선군, 영월군, 고성군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중 82.8%가 개인 소유로, 이 또한 전국 평균 80.5%보다 높다.
강원도 건축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도시형 도시개발의 확산에 따라 건축 연계성이 부족한 각종 계획이 증가하면서 건축(도시)환경과 자연환경의 유리(遊離)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건축의 형태, 재료, 구조 남용에 따른 도시 환경과 이질감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공간과 환경의 분위기, 장소적 특성과는 무관한 디자인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이는 단기적 수익성 위주의 건축 증가로 지역건축의 질서와 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건축과 도시 분야에서 강원도 고유의 정체성과 전통성 소멸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근대건축물, 근대산업시설, 유휴시설 등에 대한 체계적인 DB 구축과 활용방안 등 장기적 안목에서 강원도 건축문화유산으로 남겨질 수 있는 건축물에 대한 보존의식과 관리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건축과 도시경관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획일적인 지역경관의 형성이 심화되고 있다. 고층의 공동주택에 의한 경관성 저하와 건축물 간의 연계성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계적이며 체계적인 건축정책을 통해 경관, 디자인, 기술, 문화 등 건축과 도시 관련 분야의 문제점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도시)의 맥락과 올바른 관계를 갖는 건축은 다양한 유형의 공적·사적 활동과 공간을 수용함으로써 지역(도시)의 활력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건축은 도시 속에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 등과 연계해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발전연구원 추용욱 부연구위원은 "건축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고 강원도 특성을 고려한 건축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강원건축지원센터(안) 설립을 통한 건축정책의 효과적인 시행과 함께 건축 관련제도 개선으로 건축산업과 건축지원사업이 확대돼야 한다"며 건축정책의 실효성 확대를 위한 지원기구 설립과 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통한 강원도 건축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건축문화역량 강화로 강원도 고유의 건축 이미지를 구축하고 강원도를 상징할 수 있는 건축 브랜드 개발과 R&D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