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07.13 14:25:12
따라서 혁신안은 격론 끝에 ‘1차 관문’을 통과했으나, 계파간 간극이 커 최종결정기구인 오는 20일 중앙위 논의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당무위에서 사무총장제 폐지를 비롯, ▲부정부패 등으로 직위 상실시 재보선 무(無)공천 실시 ▲당원소환제 도입 및 당무감사원 설립 ▲부정부패 연루 당직자의 당직 박탈 등 혁신안 마련에 따른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현역의원의 경우도 선거 120일전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 당비대납 원천 금지 및 대의원 상향식 선출제 도입 등에 따른 당규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지만 최고위원직 폐지 등 일부 내용은 혁신위가 당초 발표한대로 9월 중앙위 처리를 목표로 단계를 밟아가게 된다.
이날 당무위에서는 혁신안 관련 당헌 개정안 통과를 놓고 찬반이 대립했으나 거수투표 방식으로 표결에 붙여진 결과 전체 당무위원 정원 66명 가운데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9명, 반대 2명, 기권 4명으로 통과됐다. 당규 개정안은 만장일치로 처리됐다.
문재인 대표는 당무위 후 기자들과 만나 “활발한 토론을 거쳐 혁신안이 다 받아들여졌다. 20일 중앙위에서도 혁신안이 잘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당무위원들이 흔쾌히 (혁신안에) 동의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무위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5월8일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과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던 것과 같이 또다시 공개석상에서 서로 ‘험구’를 주고받으며 파열음을 노출한 해 당 안팎에서는 ‘봉숭아 학당’, ‘콩가루 집안’이라는 자조가 새어나왔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는 “우리는 이미 우리 자신을 혁신위의 수술대 위에 올려놨다”며 혁신안의 당무위 통과를 거듭 호소했다. 전날 당무위원 및 중앙위원들에게 ‘친전’까지 보냈던 문 대표로서는 혁신안의 운명과 본인의 정치적 입지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종걸 원내대표도 혁신안 존중을 강조하며 문 대표에게 일단 힘을 실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사무총장 인선 강행에 반발해 지난달 24일부터 당무를 거부했던 유승희 최고위원이 이날 복귀한데 대해 “당 통합에 큰 기여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화합무드 조성을 시도했으며, 그리고 전병헌, 오영식 최고위원도 “혁신은 절대과제이자 절대 명령으로,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혁신이 좌초되선 안된다”, “당무위가 성공적으로 혁신안을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화합에 입을 모았으나 ‘평화’는 여기까지였다.
유 최고위원은 복귀 일성으로 “혁신위의 최고위 폐지안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혁신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포문을 열면서 특히 문 대표를 향해 “현 최고위의 문제는 계파 갈등보다는 대표가 최고위를 들러리로 운영해오고 당헌을 무시해오는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된 측면이 있다”며 사무총장 인선 강행 과정의 당헌·당규 위반 문제를 재차 거론하며 “당 대표의 사과와 즉각적 시정을 요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용득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의 사퇴선언으로 이어졌던 지난 5월8일 최고위 상황을 환기시키면서 “그러면서 당이 ‘콩가루집안’이 된 것이고, 그 수습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혁신위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며 유 최고위원을 겨냥, “오늘 모처럼 나온 분이 문 대표를 또 겨냥하고…”라고 반격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도대체 같은 최고위원으로서, 공당의 지도부가 전 당원과 국민을 리드할 수 있는 집단인지 자괴감이 들고, (지난 5월8일 최고위에 이어) 제2의 사태가 또 나오는건지 참 걱정”이라며 “혁신안이 수십개 만들어지면 뭐하나. 이렇게 맨날 분파 싸움판과 ‘나잘났다’하는 게 꼴 보기 싫다는 것 아닌가”고 꼬집었다.
이처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장내 분위기는 순간 싸늘하게 얼어붙었고, 곳곳에서 장탄식이 나왔다. 문 대표의 얼굴 굳어졌고, 일부는 눈을 감고 있거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먼산’을 바라보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