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집의 발견은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인 제6회 원주고판화문화제의 일환으로 매년 열리는 '한국고판화학회 학술대회'를 위해 고판화박물관 소장 전적을 조사하던중 발견됐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 관장은 "충주에 있는 고미술상에서 구입한 고려시대 제정집의 가치가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현재 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땅에서 유물을 발굴한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기록물을 찾아내는 것도 발굴 못지않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제정집 발견 의미를 설명했다.
'제정집'은 이달충의 손자인 강원도 관찰도사 이영상(李寧商)에 의해 춘천도호부에서 간행됐다는 기록만 전해지고 있는 고려 시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기록문화유산이다.
후손들이 사라져 버린 '제정집' 초간본을 다시 간행한 중간본은 현재 고려대박물관에 남아 있다.
중간본은 1836년 후손 이벽수(李璧秀) 가 '동문선(조선 성종때 발간한 우리나라 역대 시문선집)', '신증동국여지승람(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청구풍아(조선 전기 김종직이 간행한 시선집)' 등에서 유문을 모아 태백산 부석사에서 간행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대박물관 소장 중간본 외에 남아있는 '제정집'은 1918년 영주에서 간행한 후쇄본과 1939년 원주에서 이순영 등이 간행한 연활자본 그리고 1965년 후손 이재길 등이 간행한 석인본 등이 남아 있다.
한편 7월 5일 국립민속박물관과 7월 6일 원주시 고판화박물관에서 펼쳐지는 '제6회 원주 고판화문화제'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고판화의 비교 전시회와 한·일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된다.
특히 일본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를 125년 전부터 운영해온 교토 죽세당 장인 3명이 시연회를 마련해 전통 고판화 제작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