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뉴스토리] 메르스 보다 독한 ‘경기냉각’ 바이러스

유통·관광 ‘개점휴업’…금융권까지 불똥

  •  

cnbnews 이성호기자 |  2015.06.12 15:51:01

▲메르스 여파가 기준금리까지 끌어내렸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사진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메르스 여파가 산업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대한민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미약하게나마 회복조짐을 보였던 내수시장은 움츠려 들었다. 메르스의 불똥은 관광·유통업에 이어 이제는 금융권까지 번지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

회복국면 접어든 경기 ‘메르스 찬물’
소비·투자 ‘꽁꽁’…여행·모임 ‘다음에’ 
메르스發 금리인하…은행들 수익악화

메르스 불똥은 결국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까지 끌어내렸다. 한은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낮췄다. 이는 한국은행이 금리목표제를 도입한 199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메르스가 아니었다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았었다. 미세하나마 내수가 살아나고 있었고 미국이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적었다. 

정부통계에 따르면 메르스 역풍을 맞기 전 국내 경기는 소비 부문에서 미미하지만 회복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3.6%, 0.3% 늘었다. 신용카드의 국내승인액도 7.1% 증가했다.

하지만 메르스로 이 통계는 의미가 없게 됐다. 우선 관광·유통업은 메르스 광풍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신세계·현대·롯데 등 백화점의 6월 1일~6일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에 비해 12% 떨어졌다.

메르스 때문에 우리나라 관광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은 벌써 2만명을 넘었다. 

해당 업종의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환자 발생(5월 20일) 이후 3주간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인해 여행·레저·화장품 관련주에서만 5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중국인 관광객 영향이 큰 아모레퍼시픽·한국화장품·LG생활건강 등 화장품 관련주의 시가총액 감소폭은 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사·여행사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의 주식가치가 수천억원 폭락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기 탑승률은 5월 23일~24일 86.3%, 5월 30일~31일 82.6%에서 지난 주말인 6일~7일 77%로 떨어졌다. 대한항공의 탑승률 또한 5월 23일 85%, 24일 82%, 30일 75%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스 공포가 심각했던 2003년 4월의 경우 전체 출국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1%, 신종플루가 확산됐던 2009년 5월에는 35.5%가 줄었다. 메르스도 이 못지않은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처럼 메르스는 관광·유통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린 1.50% 시대를 맞아 신한·하나·KB국민·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은 최대 6848억원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CNB포토뱅크)


메르스가 기준금리 내려

금융권도 불똥을 맞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해마다 여름 휴가철(6월~9월)을 맞아 대대적인 환전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올해도 하나·외환·KB국민·우리·신한은행 등은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예년만 못한 분위기다. 

지난해 6월~9월까지 환전 시장 규모는 약 6조원대에 달했지만, 올해는 메르스 탓에 출국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은행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더구나 메르스로 내수가 침체되자 한은이 시중에 유동자금이 유입되도록 하고자 기준금리를 지난 3월에 이어 3개월만에 또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상 금융권에 생존을 위협할 만한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될 공산이 크다.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대마진(예금-대출 사이의 수익)이 큰 폭으로 줄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 금융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8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0억원 급감했다. 

사상 최저금리 시대를 맞아 1분기 예대금리차는 2.03%포인트를 기록했는데 2012년 2.59%, 2013년 2.31%, 2014년 2.18%포인트로 갈수록 마진폭이 쪼그라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번에 금리가 더 내려갔으므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신한·하나·KB국민·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이 적게는 2760억원에서 많게는 6848억원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석은 기준금리 인하만을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경쟁환경·시장여건 등 다른 요인을 고려하면 더 심각할 수 있다. 메르스發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또 한 차례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수정했는데, 이마저도 달성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리스크 방역도 시급’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태가 비교적 조기에 진정된다 하더라도 최소 1개 분기 정도에 걸쳐서 경제 주체들의 심리 및 소비 활동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배 연구원은 “대중밀집 시설 등에 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외출·외식·여행· 레저 활동을 꺼리면서 요식업·숙박·운송·엔터테인먼트 등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이성호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