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6.10 08:22:46
강원도 지역축제가 공공부문 예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에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축제 개최를 통한 지역관광객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의 이면에는 경쟁력 부재와 빈약한 콘테츠, 전문성 부족 등 개선점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그간 축제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던 직접지원정책에서 축제기획전문가 양성프로그램 운영 등 간접지원정책으로 전환해 자생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토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발전연구원은 정부가 2007년부터 축제 통폐합을 유도하고 축제의 내실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가운데 도내 축제의 질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강원도 지역축제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한 정책메모를 발간했다.
2014년말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축제는 555개로 경기도가 73개로 가장 많고 강원도 61개, 충남, 경남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축제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따라 2010년 813개에서 258개(31%)가 감소한 결과다.
각 지역별 인구 대비 축제 수를 살펴보면 강원도가 3.96개로 가장 많고 이어 충남이 2.83개, 제주가 2.50개 등 순으로 나타났다. 도내 지역축제의 경우 생태자원분야가 30%, 전통역사가 14.1%, 지역특산물이 12.4%, 문화예술분야가 10.3% 등 순으로 나타나 자연자원을 활용한 축제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문화관광축제 중 산천어축제가 대표축제, 평창효석문화제가 우수축제, 춘천마임축제, 고성명태축제가 유망축제로 선정됐다.
하지만 도내 지역축제 대부분 예산지원 등 행정기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도내 지역축제는 대부분 민간 주도형과 민관 혼합형의 축제 추진체계를 갖추고 있어 형식상으로는 민간 주도의 축제 추진체계가 진전돼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관 주도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14년 기준 도내 61개 지역축제 예산액은 총 229억원으로, 이중 국·도·시군비 등 공공부문 예산이 전체 예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규축제 중 마을 중심의 소규모 축제가 증가하는 것은 특징적이다.
실제 농촌체험마을 혹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권역 등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 회복, 마을 홍보, 농촌관광 활성화, 농특산물 판매 및 마케팅을 목적으로 한 소규모 축제가 증가하고 있다.
춘천 가정리 호호겨울축제, 원주 매지리 정월대보름 달맞이축제, 강릉장덕리 복사꽃축제, 삼척 장호어촌체험축제 등 약 40여개의 마을축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그간 지역축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축제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축제에 대한 주민들의 주체적 참여가 부족하고 축제공급자와 수용자 사이의 긴밀한 상호소통 부재 등에 대한 대안적 모델의 출현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역축제의 본질적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역축제는 지역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지역주민의 정체성 제고와 외지인의 지역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매년 정해진 일자에 지역주민, 지역단체, 지방정부가 주체가 돼 준비하고 개최하는 축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강원발전연구원 김병철 선임연구위원은 "마을축제를 비롯한 작은 축제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을 강화해 축제 본연의 취지인 공동체성 회복과 지역의 뿌리를 다지는 핵심가치 차원에서 마을단위 소규모 축제의 정책적 지원은 중요하다"면서 "다만 강원도형 축제에 대한 정체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축제기획전문가 양성프로그램 운영, 축제아카이브 구축, 축제지원 매뉴얼 구축, 네트워크 구축시스템 등 간접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