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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강원도 산나물 '산채바우', 한중 FTA 대안이 되다③

3. 알고 먹으면 더 좋은, 산나물 활용법…삼년 가뭄 이겨내는 아흔아홉 가지 나물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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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유경석기자 |  2015.05.23 08:14:42

산나물 생산이 급증하고 있다. 2000년 2005억원에서 2009년 3024억원으로 50.8%의 급격한 신장세를 기록했다. 강원도 산나물 생산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2000년 전국 대비  21.9% 438억원에서 2009년 1241억원으로 41.03%까지 증가했다. 강원도의 산나물 생산량은 전국 대비 3.6배에 달하는 183%의 순증을 나타낸 것이다.

 

산나물의 수익성도 일반 농작물에 비해 좋다. 농업기술원(2009년) 조사결과 산나물의 수익성은 여름 무보다 참취는 1.24배, 눈개승마(삼나물)는 1.73배, 고려엉겅퀴(곤드레)는 1.97배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가격은 더욱 유리하다. 산나물의 전국 평균가격은 ㎏당 6458원인데 비해 강원도 산채는 1만518원으로 전국 대비 62.9%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강원도 산나물은 그 품질의 우수성으로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물론 가격 경쟁력이 높아 향후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박흥규 원장은 "대량생산 중심의 일반 채소는 지속적 품종 개량과 인위적인 시비로 인해 맛과 향이 떨어지는 반면 산나물은 맛과 향이 우수하고 기능성 약리작용이 있어 소비자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산나물은 한중 FTA 체결로 작목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산나물 소득화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에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고 있는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지난 4월 22일 전국 최고의 산나물로 명품화하기 위해 광역브랜드 '산채바우'를 선포했다. 최근 전 국민적인 건강 먹거리로 사랑받고 있는 산나물에 대해 6회에 걸쳐 알아본다.


◆ 글 싣는 순서

 

1. 산나물과 강원도
2. 강원도 골골마다 산나물 자연마트
3. 알고 먹으면 더 좋은, 산나물 활용법
4. 새롭게 떠오르는 산나물
5. 예측가능한 산나물 경영
6. 산나물 발전을 위한 과제

 


대표적인 산나물의 활용


'아흔아홉 가지 나물 노래를 부를 줄 알면 삼 년 가뭄도 이겨 낸다'는 옛말이 있다. 산나물은 이처럼 우리 조상들의 귀중한 구황식물이었다. 예전에는 계절에 따라 산과 들에서 나는 나물을 캐서 먹었지만 요즘에는 밭이나 온실에서 키워 봄나물과 마찬가지로 산나물, 들나물의 구별도 없어졌다. 산나물은 기른 나물에 비해 억세고 쌉쌀해 대부분 데치거나 삶아 쓴맛을 우려낸 다음 무쳐내야 한다.

 

파란색의 산나물은 삶을 때 물을 충분히 끓여 빨리 데쳐 내야 영양소 파괴를 줄일 수 있고 빛깔도 곱다. 잎이 무를 정도로 데쳐 낸 나물은 찬물에 충분히 헹구었다가 건져 물기를 짜고 양념한다. 나물은 가열하면 날것에 비해 비타민 등이 손실되기도 하지만 섬유소가 연해지고 전분이 호화되어 소화 흡수율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 

 

재배하는 산나물은 자연산보다 쓴맛이나 아린 맛이 적다. 햇나물은 주로 무쳐 먹지만 묵은 나물은 물에 불려서 기름에 볶아야 한다. 산나물류를 제철이 아닐 때 먹으려면 많이 나는 철에 사서 다듬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서 한 번에 쓸 양만큼씩 납작하게 뭉쳐서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푸른색과 향과 질감이 잘 보존된다. 말린 나물은 주로 불려서 삶은 후에 볶아서 나물을 하는데 신선한 맛은 더 없다.

 

고사리
 
산나물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나물로는 고사리를 꼽을 수 있다. 예부터 잔칫상이나 제사상에는 반드시 삼색 나물을 갖추는데 갈색 나물로 반드시 올라간다. 지짐을 부칠 때도 꿰어서 넣고, 녹두빈대떡에도 썰어서 넣는 등 쓰임새가 많은 나물거리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고사리를 독이 있는 풀로 분류한다. 300년 전에 영국의 식물학자 글레퍼는 '고사리 줄기를 삶아 먹으면 기생충을 박멸할 수 있으나 임산부가 고사리 순을 먹으면 태아가 죽는다'고 했다. 중국의 본초강목에도 '고사리는 유독하며, 오래 먹으면 눈이 어두워지고 코가 막히며 머리가 빠진다. 많이 먹으면 발이 약해져 잘 걷지 못하게 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오랫동안 고사리를 아주 즐겨 먹어 왔다. 날것에는 비록 유독한 성분이 있다 하더라도 끓는 물에 삶거나 우려내고 물에 충분히 씻은 다음 다시 볶아서 나물을 만들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나물취
 
나물취는 대개 참취의 어린잎으로 나물을 하는데 무기질 중에서 칼륨, 칼슘, 인, 철분 등이 들어 있다. 이 중 칼륨이 가장 풍부한데 식품 중에 들어 있는 칼륨은 수용성으로 쉽게 국물 속으로 빠져 나오므로 지나치게 우려내지 않는 것이 좋다. 볶을 때, 볶은 들깨에 물을 붓고 갈아서 넣으면 구수하고 단백질과 지방질이 첨가되어 영양이 풍부한, 훌륭한 반찬이 된다. 

 

날 취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서 소금과 간장(진간장)으로 간을 해 볶거나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무쳐도 좋다. 말린 취로는 주로 나물을 하는데 물에 불렸다가 삶아서 볶는다. 예전부터 보름날의 묵은 나물 아홉 가지를 갖출 때 나물취를 빠뜨리지 않고 마련했다. 잎이 넓은 곰취나 요즘 재배되는 생취는 쌈을 싸 먹으면 아주 향기롭다.

 

도라지
 
우리나라 도처의 심산유곡에서 나는 도라지는 오래전부터 즐겨 먹어온 산나물이다. 들판에 무리 지어 피어 있는 청초하고 고고한 도라지꽃은 아름답고 향기도 좋으며 뿌리는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 준다. 

 

종류에는 백도라지, 약도라지, 꽃도라지 등이 있는데 흔히 백도라지는 약용하여 '길경'이라고 하고, 보라색 꽃이 피는 산도라지는 식용 도라지로 알고 있으나 두 가지의 사포닌 성분은 같아서 약용과 식용으로 함께 이용한다. 백도라지를 씻어서 말린 것을 백길경이라 하여 한약재로 많이 쓰는데 우리나라 도라지는 품질이 우수해 일본, 홍콩, 대만 등에 수출하고 있다. 

 

도라지는 모양이 인삼과 비슷하고 인삼처럼 사포닌이 들어 있지만 효능이 약간 다르다. 도라지에 들어 있는 사포닌은 기관지 점막의 분비 작용을 도와 가래를 없애 주며 이외에도 이눌린 등의 성분은 기침, 가래, 해열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알칼리성 식품으로 식용이나 약용은 대개 2~4년 자란 뿌리를 이용하지만 어린잎과 줄기도 먹을 수 있다. 예전에는 각지에서 자생하는 야생종을 썼으나 근래에는 농가에서 많이 재배한다. 색이 희고 뿌리가 곧고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도라지 뿌리에는 단백질, 당분, 칼슘, 철분, 회분, 인 같은 무기질이 많을 뿐 아니라 비타민 B1·B2도 들어 있다. 

 

날것은 가늘게 갈라서 생채나 나물을 만든다. 쓴맛이 있으므로 소금을 뿌려서 주무른 다음 씻어서 조리한다. 통으로 말린 도라지는 불려서 쇠고기, 버섯 등과 함께 꼬치에 꿰어 적을 만들고 국이나 잡채에도 넣으며 후식으로 달게 조려 병과도 만든다. 명절이나 제사 때 삼색 나물 가운데 흰색으로 반드시 들어가는 나물이다.

 

더덕
 
더덕은 어린순으로 나물을 무쳐 먹기도 하지만 대개 뿌리를 먹는다. 더덕 뿌리는 쌉쌀하면서 단맛이 나며 독특한 향취가 있다. 전국적으로 자생하지만 자연 채취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재배를 많이 하고 있다. 

 

더덕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이 다른 산나물에 비해 많이 들어 있고 칼슘, 인, 철분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도 풍부하다. 섬유질이 많고 수분이 적은 편이나 씹는 맛이 독특하고 오래 씹을수록 향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또 약리 성분이 들어 있어 건위, 강장제로 효과적이며 거담, 기침, 해열, 기관지염이나 부스럼, 옴이 올랐을 때 특효가 있으며 물 먹고 체한 데에도 좋다고 한다. 

 

더덕은 껍질이 억세고 주름이 많다. 좋은 더덕은 껍질을 벗기면 섬유결이 보풀보풀하다. 그래서 겨울철에 잘 얼리면서 말린 북어를 더덕북어라고도 한다. 더덕으로 음식을 만들려면 우선 껍질을 말끔히 벗겨 내고 물에 잠시 담가 두어 쓴맛을 우려내야 한다. 구이를 하려면 반으로 갈라 펴서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들겨서 넓게 편다. 너무 세게 두드리면 섬유가 끊어져서 조각조각 흩어져 버린다. 굵은 더덕에는 한가운데 노란색의 단단한 심이 들어 있는데 이것을 떼어내 버려야 한다.

 

생채를 하려면 두들긴 더덕을 다시 손으로 가늘게 채처럼 살살 뜯는다. 더덕으로 만드는 찬 중에는 더덕구이가 가장 인기가 있고, 새콤달콤하게 무친 더덕생채도 맛있다.

 

더덕구이는 흔히 고추장을 발라서 굽는데 먼저 기름과 간장(진간장)만을 섞은 기름장을 고루 발라서 일단 앞뒤를 익도록 굽고, 이어서 양념 고추장을 발라 살짝만 굽는다. 생채를 하려면 가늘게 뜯은 것에 고운 고춧가루를 넣어 발그스름하게 무치고 나서 곱게 다진 파, 마늘, 소금, 설탕, 식초 등을 알맞게 넣어 무친다. 입맛이 없을 때 산뜻한 찬이다. 또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무쳐서 붉은색과 흰색을 한 그릇에 어울려 담으면 만들기는 번거롭지만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집안 잔치 때나 명절에는 두들겨서 누름적을 만들기도 한다. 후식으로는 섭산삼이라 하여 두들긴 더덕에 찹쌀가루를 고루 묻혀서 기름에 지져 과자처럼 만들거나 정과도 만든다. 장아찌를 만들려면 껍질을 벗겨서 한나절 꾸득하게 말렸다가 고추장에 박아서 몇 달 지난 후에 꺼내어 먹는다. 더덕으로 술을 담글 수도 있는데 소주에 넣어 석 달쯤 두면 엷은 황색의 향이 좋은 더덕술이 된다. 정장, 강장제로 좋고 거담 효과도 크다고 한다. 2월과 8월에 캐 낸 더덕을 말려서 쓰는데 뿌리가 굵으면서 쭉 뻗고 흰 것이 좋다.

최근 산나물의 대량생산과 다양한 소비자 기호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산채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급속냉동을 통한 장기간 보존법이 개발되고 일본 후리가케와 같이 냉동 건조를 통한 첨가식품이나 곰취냉면 등 산나물면류, 산나물버거와 같은 패스트 푸드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방법의 가공과 소규모 포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2010년 총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23.6%를 차지할 정도로 소규모 가정과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 모든 공산품의 포장이 소형화하고 서비스도 1인 중심으로 진화하듯 산나물도 1인 가구, 소규모 가정 수요에 맞춰 포장방식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점수 선임연구위원은 "소규모 포장의 내용물 또한 생채, 절임, 분말, 액즙, 묵 등 다양한 가공형태를 갖춰 맛과 향 그리고 약리적 기능을 극대화해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도록 세트 패키지화하는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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