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기 무네요시는 민예운동의 창시자이자 식민지 조선의 미(美)를 발견한 양심적 지식인이다. 또 서구주의, 제국주의, 식민주의, 근대화, 획일화에 대항해 민족이나 지방이 각각 고유한 문화적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문화적으로 다원화된 사회의 실현을 꿈꾸었던 사상가"라고 일본 세이센여대 나카미 마리 교수는 평가했다.
식민지적 폭력성이 숨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야나기 무네요시의 내셔널리즘, 아나키즘, 길드 사회주의에 대한 이해를 살펴보는 것을 비롯해 동아시아 유토피아 공동체 개념을 탐구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은 22일 대학 내 국제회의실에서 동아시아 기본개념의 상호소통 사업으로 '동아시아의 유토피아 상상'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동아시아 정치사상 및 정치운동, 민중종교에서 구상된 유토피아 공동체 개념과 동아시아 사상가들과 작가들이 꿈꾸었던 미래 공동체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이센여대 나카미 마리 교수의 '야나기 무네요시가 꿈꾼 이상사회'를 시작으로, 메이지 대학 히야자키 마사야 교수는 '자유로서의 공동체-오스기 사카에의 사회의 의미'에 대해, 난양기술대학 박소정 교수는 '실현되는 유토피아-동학의 이상사회'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또 고려대 권보드래 교수의 '만세의 유토피아-3.1 운동에 있어 복국(復國)과 신세계'를 주제로, 대만국립칭화대 옌젠푸 교수는 '기이한 시공관-만청(晩淸) 소설의 미래 상상'에 대해, 한림과학원 송인재 교수는 '장타이옌, 량치차오, 루쉰의 미래 상상-현실극복과 정치성에 관하여'를 주제로 각각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경희대 김상준 교수의 사회로 열린 종합토론에서 오카와 마코토(吉野作造記念館), 조성은(도쿄대), 백지운(서울대), 강용훈(한림과학원) 등이 토론을 벌였다.
한림과학원 관계자는 "근대의 가장 지배적인 공동체 형태인 민족국가가 이념적 위세를 점차 잃어가는 상황에서 포함과 배제의 논리에 기초하지 않은 공동체 개념을 탐구하는 일이 한층 긴요해지고 있다"면서 "동아시아의 역사 탐구를 통해 귀중한 지적·개념적 자산을 제공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