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5.17 22:07:44
◇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제23회 동계올림픽대회 및 제12회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로 치러지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메가이벤트로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약 100개국 5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 등에서 펼쳐진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우리나라는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2011 대구 육상선수권 등 5대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하게 돼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세계6번째 나라가 됐다.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가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시 생산유발효과 15조원, 부가가치 7조원, 고용창출효과 22만명의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한국산업연구원(2007)은 내다봤다.
◇ '제발 살아나다오' 서울에서 강원까지 대대적인 G-1000 붐 업 행사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회 개막 1000일을 앞둔 지난 16일 강원도와 평창군·강릉시·정선군 개최도시를 비롯한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합동으로 올림픽 개최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행사를 열었다.
개최도시인 평창군은 평창종합운동장에서 1000마리 소원 비둘기 날렸고, 강릉시는 강릉올림픽파크에서 성공기원 불꽃 퍼포먼스와 합창단 공연 등을 펼쳤다. 정선군도 G-1000일 조형물 제막과 문화올림픽 퍼포먼스 등 붐 조성에 동참했다.
강원도는 청량리역을 출발해 춘천역까지 운행하는 춘천 가는 특별열차에서 동계스포츠 스타, 꿈나무와 시민이 함께하는 행사를 가졌다. 특별열차에는 김종 문체부 차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조양호 조직위원장이 동승했다.
이날 오후 7시 춘천역에서 '강원도의 꿈, 행복한 미래'를 주제로 축하공연이 펼쳐졌고, 도내 시장·군수 18명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성공개최 다짐선언이 있었다. 김시성 강원도의장은 도민들의 염원이 담긴 메시지로 만든 1000마리 종이학을 조양호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연아, 이규혁, 김동성 등 동계스포츠 스타가 함께해 행사장을 찾은 2000여명의 도민들과 함께 G-1000일의 의미를 되새기고 사전 붐 조성에 힘을 보탰다.
이날 개폐회식 총감독을 선임해 행사장에서 대대적으로 발표하려던 당초 계획은 무산됐고, 선임 시기도 무기한 연기됐다. 다만 총감독의 구상에 따라 개폐회식 행사장을 조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마냥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초 G-1000 행사에서 총감독 발표를 준비했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조직위가 추천한 이 모 감독의 선정을 거부하면서 행사를 수정하게 됐다. 정부와 조직위 간 서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총감독의 연출에 따라 개폐회식 행사장을 조성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6월 중순은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원도 역시 이날을 기점으로 그간 경기장 시설위주에서 문화·경제·환경·평화올림픽 4대 올림픽을 추진키로 했다. 관광, 숙박, 통신, 서비스 등 대회 관련 계획을 완벽히 마련해 성공적인 대회와 함께 지역 상생발전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강원도와 조직위는 이날 알펜시아에서 문화도민 한마음 다짐행사를 열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올림픽 붐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올림픽 붐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선중봉활강경기장 공사를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공사마저 중지된 상태다.
◇ 소치 찬물 끼얹고, 인천아시안게임 불 끄고, 환경단체 발 걸고
2018평창동계올림픽 열기가 급랭한 데는 소치올림픽 결과가 크게 작용했다. 2014년 2월 23일 러시아 소치에서 제22회 동계올림픽대회의 막이 내리면서 50조원의 재원을 두고 성과논란이 일었다. 이는 차기 대회 개최지인 평창올림픽에 대한 예산감축으로 전환됐고, 이후 올림픽 재원과 대회 후 경기장 운영 및 활용방안, 분산개최, 개폐회식장 이전, 경기장 조성에 따른 환경훼손 등 1년 여 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논란은 계속됐다.
이처럼 멀리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과감한 투자가 오히려 평창올림픽에 대한 경제성 논란으로 비화했고, 급기야 예산 삭감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얻어갔다. 반면 국가발전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은 힘을 잃었다. 12조원이 투자된 여수엑스포에 비해 예산규모가 더 적고 SOC관련 사업을 제외하면 6000억원 수준이라는 설명은 허공에 메아리 칠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지사를 지내며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에 앞장섰던 김진선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이 7월 돌연 사태하면서 올림픽 성공 개최를 우려하는 여론이 확산됐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은 찬물을 끼얹은 소치올림픽에 이어 물동이 채 물을 퍼부어 그나마 남은 열기마저 싸늘한 분위기로 급반전시켰다.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중 성화가 꺼지면서 흰 연기만 뿜어져 나왔던 상황과 흡사한 분위기로 반전된 것이다. 특히 아시아드주경기장 건설비 4900억원이 결정적이었다. 주 경기장 건설비를 둘러싼 논란은 사후활용 방안과 그를 위한 운영비 논란으로 번졌고, 지방재정 파탄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위세를 더해갔다.
환경단체들도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가 없었다. 환경파괴 논란을 빚은 정선 가리왕산 활강경기 건설공사를 두고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환경단체들은 강원도지사를 상대로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녹색연합과 정의당 강원도당은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대안검토를 위한 민관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봉 활공장 공사는 중지된 상태다. 도는 생태복원 추진단을 운영하고 이를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수면 아래 가라앉은 분위기는 스폰서 유치를 어렵게 하고 있다. 올림픽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중요한 사안 중 하나인 스폰서 유치 실적은 36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총 목표액 8500억원의 42%에 불과한 실적이다. 올림픽 파트너로 코카콜라, 브릿지스톤, 오메가, 파나소닉, 삼성, 맥도날드 등이 있고 2018평창동계올림픽 공식파트너는 KT, 노스페이스, 대한항공이 전부다. 다만 연말까지 6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이지만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대회 성공개최를 위한 붐 업 조성에 도의회도 시큰둥한 모양새다. 강원도문화도민운동협의회가 도내 8개 대학 17개 단체와 동아리에서 600여명, 일반인 150여명 등 문화도민 서포터즈를 구성하고 붐 조성을 위해 올 여름 출향 도민회와 연계한 전국 홍보투어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이나 울산 등 출향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범국민 붐 조성 확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추경에 3억원을 편성했으나 도의회 해당 상임위원회인 기획행정위원회는 1억원을 삭감했다. 아직 예결위가 남아있지만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 G-800, D-2년, G-500, D-1년......대안은
강원도와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전 국민적 성공개최 분위기를 살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G-800, D-2년, G-500, D-1년 등을 통해 대대적인 행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국민 특성상 대회를 앞두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시설에 대한 사후활용 등 논란의 불씨가 살아있는 가운데 한번 식은 열기를 되살리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D-3년 행사는 평창 현지에서 언론을 중심으로, G-1000 행사는 서울과 춘천, 그리고 평창강릉정선 개최지에서 이벤트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D-3년 행사는 분위기를 띄우려던 당초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G-1000 행사의 결과는 더 기다려야 하지만 크게 기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2010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염원에 이어 2014년, 2018년까지 유치를 위한 도민들의 의지를 키워가던 방식으로 성공개최 기원과 올림픽대회 분위기를 재 점화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강원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도를 중심으로 도 및 도내 8개 시군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와 축제는 물론 민간 조직이나 단체 등이 개최하는 다양한 행사에서 유치를 염원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도민 여론을 모아갔다"면서 "물론 이를 위해서는 예산이 수반돼야 하지만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은 예산과 별개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