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강우권 기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했던가. 보기 좋은 밥상이 맛과 영양도 탁월했다. 너무나 정성을 들인 밥상이어서 일까. 선뜻 젓가락이 가질 않는다.

화창한 봄 날씨를 보인 15일 낮 하동공설운동장 알프스 하동밥상 경연장은 구미를 자극하는 음식 냄새로 뒤덮였다.

하동군이 향토자원을 활용한 고유 음식을 발굴해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나아가 관광자원화하고자 제31회 군민의 날에 맞춰 알프스 하동밥상 경연대회를 마련한 것.

공설운동장 본부석 앞에 설치된 경연장 임시 주방에서는 싱싱한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경연자들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이내 경연장 테이블에 하나둘 밥상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밥상은 저마다 향토색을 살린 멋과 색감과 향을 자랑해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고왔다. 혹은 소담하게 혹은 화려하게 차려진 밥상은 단순한 밥상이 아니라 요리가의 장인정신이 밴 작품이었다.

밥상은 밥·국·김치·장·찌개를 제외하고 주요리와 다섯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5첩 반상으로 꾸며졌다. 이를 기준으로 이날 경연장에는 20개의 밥상이 차려졌다.

13개 읍·면 각 1팀과 사회단체 5팀, 다문화가정 2팀이 출전해 기량을 선보인 것이다. 밥상은 주 요리자 1명과 보조자 1명이 1시간동안 만들었다.

밥상이 차려지자 행사장에 나온 관람객들이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으며, 대회 사회를 맡은 전문MC 박요한 씨는 요리사에게 음식의 특징과 요리비법 등을 물으며 밥상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윽고 심사가 진행됐다. 심사에는 대학교수와 외식업 관계자, 외식업 전문개발업체, 언론인 등 외식업 관련 전문가 5명이 맡았다.

심사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재료선택의 어울림을 보는 창의성, 지역 특산물 활용여부를 평가한 향토성, 재료선택의 보편성과 조리과정의 편리함을 보는 대중성, 판매가능성을 살피는 상품성, 음식의 조화와 색감·맛을 보는 모양·시식, 조리과정을 기준으로 삼았다.

메인 밥상 외에 맛과 식감, 색감, 향, 밸런성 등을 갖춘 후식·야식 같은 간식도 배점에 포함해 종합 점수가 매져졌다. 심사결과 ‘하동 채운 한상-봄나물 구절판’과 간식으로 ‘딸기 품은 모나카’를 출품한 한구자리 채울(이건옥·손호연)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봄나물 구절판은 취나물·미나리·표고버섯·쑥갓·돌나물·갑오징어·새우 같은 향토재료로 나물류는 데쳐서 무치고, 표고버섯은 갖은 양념으로 볶고, 해산물은 데쳐서 채로 썰어 밀전병을 중심으로 돌려내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도록 했다.

여기에 배추를 쪄서 소스장에 끼얹은 배추찜과 도다리를 계란에 입혀 지져낸 마른 도다리전, 초고추장에 무쳐낸 오리·도라지 생채, 녹차잎 장아찌 등을 밑반찬으로 곁들어 풍미를 더했다.

또, 청정 남해바다에서 나는 봄 도다리와 녹차 먹은 참숭어를 주재료로 ‘봄을 품은 도다리 밥상’과 간식으로 쌀가루 조 쑥버무리를 차려낸 진교면(김길신·제정화)이 금상을 수상했다.

섬진강 특산물 재첩을 이용해 맛깔스런 ‘섬진강 초대밥상-재첩숙회·재첩삼합’을 출품한 하동읍(서은주·김보인)이 은상, ‘황토 먹은 장군 메기찜’을 내놓은 북천면(최정희·박정임)이 동상을 차지했다.

대회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함께 대상 150만원, 금상 100만원, 은상 70만원, 동상 5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경연에는 별천지 화개 고운밥상(화개면)을 비롯해 대봉감 소스를 곁들인 재첩 탕수(악양면), 알찬 주꾸미 밥상(금남면), 보약녹차 밥상(여성단체협의회), 인연밥상(적량면) 등 지역 특색을 살린 향토밥상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군 관계자는 "이번 경연대회에 출품된 밥상을 더욱 발전시켜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