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04.13 19:00:14
소양강댐 물값 논란이 재점화됐다. '돈 내고 소양강 물을 마시자'는 춘천시 의견에 춘천시의회 산업위원회는 최근 표결 끝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가결 처리했다. 최종 결론은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8만여 시민들이 이미 물값 납부에 반대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춘천시는 지난 6일 개회한 춘천시의회 제254회 임시회에 '안정적 맑은 물 공급 의무부담 동의(안)'을 제출했다. 해당 상임위원회인 산업위원회는 지난 7일 제2차 위원회를 열어 안건을 심의하고 표결 끝에 찬성 6표, 반대 4표로 가결했다.
안정적 맑은 물 공급사업은 수돗물 취수원을 현재 동면 세월교 상류 소양취수장에서 소양강댐 안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춘천시는 취수원 변경 시 하계 집중 호수로 흙탕물이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취수원 변경 시 연간 전기료는 현재 14억원에서 8000만원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게 춘천시의 분석이다.
소양댐에서 직접 취수하는 방식으로 취수방식을 변경할 경우 한국수자원공사에 매년 물값 7억원을 납부한다고 하더라도 한해 9억 5000만원에 달하는 가압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어 매년 2억2000만원씩 시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수원 변경은 곧 물사용료 납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 20년 간 춘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려왔을 만큼 단순하지 않다.
춘천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춘천시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며 취수장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장마철 흙탕물의 경우 오는 6월 소양댐탁수저감시설이 준공되면 댐하류로 방류되는 일은 없다는 주장이다.
또 시가 제시한 소양강취수장 전력비 14억원의 경우 약사천 유지용수 공급분을 제외하면 10억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시는 관로건설 시 연간 4억원의 인건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 송수관로 관리자 1명을 제외한 4명은 취수장 내 잡풀제거 등 기간제 근로자여서 향후 계속적인 근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찬중 의원은 "취수방식이 바뀌어도 시민이 내는 수도요금이 인하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물값 인상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989년 이후 원수료를 무려 8배나 인상시켰다. 이번 동의안은 수공의 물값인상으로 (춘천시가 주장하는)경제적 이득효과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을 넘어 거꾸로 더 큰 시민부담을 야기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맑은 물 공급 동의안은 오는 16일 제3차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21명 춘천시의원 중 새누리당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 등 12~14명 가량이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 속 통과를 점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맑은 물 공급 동의안이 춘천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시의회가 물값 납부를 반대한 시민들의 주장을 부정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자칫 시의회 스스로 시민의견과 맞서면서 거센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앞서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996년 5월 춘천시가 물값 납부을 거부하자 이틀간 물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시민들은 물값철회 법국민대회를 개최하고 8만2000명이 서명에 참여, 이후 시의회는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