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5.03.20 17:03:57
특히 문 대표가 지난 18일 홍준표 경남지사를 만나 무상급식 문제를 두고 소득 없이 얼굴만 붉혀 체면를 구겼는데, 이를 만회하고 당내 전열을 재정비하겠다는 속내도 담겼다는 평가지만 이번 4·29 재보궐 선거를 ‘경제실정 심판론’으로 돌파하겠다는 지도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청와대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반박했는데 국민 생활과 연관된 경제지표는 반대”라며 “가계부채 1천100조,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60%, 체감실업률 12.5%가 대한민국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승용 최고위원도 “청와대는 경제가 개선된다고 하는데 실제 국민이 겪는 민생 문제는 사상 초유의 위기”라고 말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경제 위기를 여당이 말하면 고통분담이고, 야당이 말하면 경기 위축인가”라고 반문했다.
전병헌 최고위원 역시 “통계청 청년실업률은 11.1%지만 체감 실업률은 30%로 OECD 국가 중 최고”라며 “이런데도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는 건 올해도 ‘지록위마’의 해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도부 내에선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의 경질과 최경환 부총리의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안종범 경제수석의 야당 대표 발언 반박은 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실패를 부인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왜곡된 경제인식으로 대통령을 보좌한 수석을 경질해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으며, 최경환 부총리에 대해서도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활성화 위주 정책으로 서민경제는 파탄 지경”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당 지도부는 전날 경남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서민 자녀 교육지원에 쓰도록 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는 앞서 문 대표와 홍 지사의 만남이 설전만 벌이다 ‘빈손 회동’으로 끝나 문 대표에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 만큼, 야당의 문제제기가 역으로 홍 지사만 띄워 줄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공개 비판을 자제했다.
다만 유 최고위원이 “무상급식 포기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새누리당의 합작품으로, 홍 지사는 무상급식 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은 “무상급식을 흔들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당론으로 제출된 학교급식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했다.
이에 서영교 원내대변인도 논평으로 경남도의회의 조례안 통과에 대해 “무능하고 독선적인 홍 지사와 새누리당의 하수인 도의원들이 (경찰)차로 벽까지 치며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아 갔다”며 “민심이 이를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 현실을 만들고도 박근혜 정부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말할 수 있는 건가”라며 “대학을 졸업하고 유사 이래 최고의 스펙을 쌓아도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말고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청년의 암담한 현실이야말로 경제정책의 실패가 낳은 참담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를 강조하면서 청년고용 대책을 네 차례나 발표했으나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현 정부 들어 청년고용이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청년실업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하면서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 정책과 청년고용 대책의 실패를 겸허히 인정하고 새로운 정책 방안을 원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고 문 대표는 이날 시도당위원장과의 연석회의를 마련한 것에 대해서는 “오늘 연석회의는 지역분권정당의 시작”이라면서 “매달 1회씩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시도당위원장들이 요청하면 횟수를 더 늘리거나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