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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 초석' 파독근로자 지원법 현실화될까

박명재 의원, 파독 근로자 지원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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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정숙기자 |  2015.02.26 17:00:32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파독근로자 지원법 공청세미나에서 박명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CNB)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된 파독 광부와 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를 지원하기 위한 법률 제정이 추진된다.

1960∼70년대 독일로 파견된 근로자들은 외화를 벌어들이며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했지만 이들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흥행으로 뒤늦게나마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보상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파독 광부·간호사 예우와 지원에 관한 입법 공청회’를 열고 해당 법률안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는 생존자 가운데 심의를 거쳐 지원 대상자로 등록되면 한국이나 거주국에서 생활에 필요한 정보, 한국 정착에 필요한 교육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정부가 5년마다 파독 근로자들의 실태를 조사해 지원 정책 수립에 활용하도록 했다.

박명재 의원은 이날 개회사에서 “최초의 인력수출이었던 파독을 기점으로 후손들에게 잘 사는 조국을 물려주기 위한 어른들의 헌신이 밑거름이 돼 한강의 지적을 이뤄냈다”며 “이러한 기여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노고에 대한 합당한 예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법안에는 고령이 된 분들을 국가와 국민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파독 광부·간호사의 날’을 제정하고 기념사업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며 건강검진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대표는 축사에서 “1960~7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일등공신들이 바로 파독 광부와 간호사”라며 “이들의 땀과 눈물이 조국 근대화의 디딤돌이 됐지만 업적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갑윤 국회 부의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에 불과하던 대한민국이 헐벗음과 배고픔을 딛고 세계사에 유례없는 ‘한강의 기적’으로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원조공여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50여년 전 이역만리에서 고생하신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빼놓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윤제균 감독은 “영화 국제시장은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와 아버지 세대에게 ‘고생하셨다’ 이 한 마디 하려고 만든 것”이라며 “영화 제작을 위해 근대사 공부를 하다 한국의 광부와 간호사들의 역할을 알게 됐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깊이 있게 생각 하지 못했는데 영화 찍으면서 여러분들의 노고를 알게 돼 가슴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독일 함보른 광산이 폐광돼서 체코에 있는 탄광 박물관에서 영화를 찍었다. 영화 촬영을 해 보니 한 시간만 안에 있어도 힘들었는데 그 분들은 3년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제가 자식세대지만 후배된 도리로 좀 더 잘 표현하기 위해 열심히 찍었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영석 경상대 교수는 “가난한 조국을 떠나 낯선 나라에서 힘들게 번 돈을 고국에 송금함으로써 국가 발전의 초석을 쌓은 파독 근로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인정과 예우가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예우나 혜택은 제공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권이종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파독 근로자들의 공로를 인정하려면 이들을 특별공로자로 예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진영 인하대 교수는 “제외동포가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 사회가 잊고 있고, 오히려 ‘현재’의 재외동포의 위치에 따라 정책화하는 특색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인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파독 근로자들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그들에 대한 예우와 지원, 기념사업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들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며 “구체적인 지원의 내용 및 대상, 기념사업내용 및 예산 등 관련 논의를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성철 연합뉴스 기자는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고 생활 여건이 어려운 파독 근로자에 대한 실질적 혜택이 앞서야 한다”며 “건강보험, 항공료 할인, 망향동산 등 사후 묘역 지정, 임대주택 입주 자격 부여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명재 의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파독 광부·간호사에 대한 예우와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확정한 뒤 발의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김동완 김상훈 김성곤 김희국 김진태 박덕흠 서상기 심윤조 양창영 이강후 이만우 이인제 임내현 정우택 정희수 조명철 의원 등 30여명의 여야 의원과 파독 근로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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