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나경원(52·3선) 의원이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 선출되면서 북한인권법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된 국회 외통위원장 보궐선거에서 총 투표수 208표 가운데 176표를 얻어 헌정 사상 첫 여성 위원장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지금은 외교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고 남북관계도 쉽지 않아 우리 외교가 녹록치 않다”며 “정부와 국회가 소통과 협업을 통해 여러 가지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관계를 풀어 나가서 통일의 초석을 놓는데 국회가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며 “최근 새정치민주연합도 전향적인 태도로 나오는데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10년간 미뤄온 북한인권법도 반드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17대 국회에서 김문수 의원이 북한인권법을 처음 발의한 이후 18대에도 발의됐지만 매번 폐기됐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북한인권결의안이 UN에서 채택된 것 등을 들어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내정간섭 등을 이유로 반대한 데 이어 북한에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북한민생인권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가운데 전날 문재인 대표가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인권법 통과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앞서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인권법은 지난 10년 간 끈질기게 야권이 발목을 잡아왔던 사안”이라며 “이번 국회에서 문 대표의 발언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신속한 법안 통과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새로 선출되는 외교통일위원장은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 내서 북한인권법을 최우선 처리 과제로 삼아 신속히 통과시켜주길 기대한다”며 “반인륜적 인권탄압으로부터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유기준 외통위원장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공석이 된 위원장 후보 경선에서 총 135표 가운데 92표를 얻어 43표 득표에 그친 경쟁자인 정두언 의원을 꺾고 후보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