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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상고심 앞둔 이재현 CJ회장…오너 공백에 투자 올스톱

[심층취재]총수 빈자리 갈수록 커져…5년 후 매출 100조 ‘그레이트 CJ’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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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5.02.09 14:55:55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선고를 받은 이재현 회장. 이 회장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사진: 연합뉴스)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장기 부재로 인해 그룹 전반에 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1600억원대 배임·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회장의 공백은 3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투자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대형프로젝트들은 줄줄이 제동이 걸린 상태다. (CNB=이성호 기자)

내달 대법원 상고심 ‘주목’
올해 투자계획 아직 미정
멈춰서버린 대형프로젝트

CJ는 2010년부터 매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집행 계획을 밝혀왔다. 

하지만 총수가 구속된 2013년부터 투자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도 각종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그룹차원의 사업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요 투자프로젝트도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최종 결정권자의 빈자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2014년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이 회장은 현재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구금생활을 견뎌낼 수 없을 정도로 건강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이런 이 회장의 이런 상태를 받아들여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다음달 21일까지 연장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상고심을 기다리고 있는 이 회장은 2013년 8월 신장이식수술 이후 급성거부반응과 수술에 따른 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 및 저칼륨증·저체중 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유전병으로 앓고 있는 근육이 위축되는 ‘샤르코-마리-투스(CMT)’가 악화되는 등 건강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이 회장 부재 이후,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그룹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고,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해 주요의사 결정을 심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유전병 치료 등 건강상의 이유로 미국에 체류하다 최근 입국했다. 이런 정황을 두고 일각에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복귀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CJ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CJ 관계자는 CNB에 “이 부회장이 치료차 입·출국을 한 것일 뿐”이라며 “변함없이 그룹의 주요 사안을 보고받고 있었고, 경영상 지위 등 특별한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CJ그룹 연도별 투자실적(단위: 억원)

투자·M&A ‘삐걱’

총수의 건강도 문제지만 오너가 빠진 상황에서 CJ는 경영상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가 부딪치기 쉬운 개발 사업에 있어서 갈등 조정 및 난관을 돌파할 강력한 지도력이 발휘되지 못해, 제때에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CJ는 매년 연초에 투자계획을 공개하고 있지만 올해 계획은 아직 안개 속이다.

연도별 투자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3조2000억원이라는 투자계획을 수립했지만 이때 오너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실제 집행은 2조56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2011년 수준인 1조9000억원(당초 계획은 2조4000억원)으로 회귀하는 등 투자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CNB에 “2008년 이후 매년 투자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려왔지만 회장 부재 이후로 주춤한 추세”라며 “올해 전반적인 투자 규모라든지 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장 공백으로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주요 대형프로젝트도 멈춰 섰다. 대표적인 것이 경기 광주시 대규모 수도권택배허브터미널 사업이다. 이는 10만㎡의 부지에 최첨단 물류센터를 조성, 택배 관련 인프라를 집중시켜 ‘수도권 하루 2배송’을 실현한다는 전략아래 추진됐었지만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2009년부터 동부산관광단지 내 50만㎡ 부지에 CJ그룹의 영화·방송 등의 콘텐츠를 활용한 한국형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만들겠다고 나섰으나 이 또한 포기하고 철수한 상태다.

이밖에도 CJ그룹은 지난해 인천 굴업도 관광단지내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2009년부터 굴업도에 골프장·관광호텔·콘도미니엄 등이 포함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을 준비해 왔으나, 오너 부재에다 환경단체의 반발까지 겹쳐 결국 사업을 접었다.

대안으로 환경 친화적인 관광시설이 논의되고 있으나, 핵심적인 수익을 가져올 골프장이 빠진 상태라 단지 개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의 미국·인도 물류업체 등의 인수도 중단됐고, CJ제일제당이 베트남 업체와 중국 업체를 대상으로 M&A를 추진했었으나 최종 인수 직전 단계에서 중단되고 말았다.

한편, 이 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그레이트 CJ’를 위해 정진해 달라는 메시지를 병문안을 온 손경식 회장을 통해 전달했다.

‘그레이트 CJ’는 2020년 그룹 매출 100조, 영업이익 10조 및 매출 70%를 글로벌에서 달성하겠다는 비전이다. 결국 ‘그레이트 CJ’의 달성 여부는 내달로 예정된 이 회장의 대법원 선고 결과에 따라 향배가 정해질 전망이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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