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반값유심 요금제 가입 화면(사진: 인터넷)
단통법 이후 ‘반값유심 요금제’ 인기
통화품질·속도, 이통3사와 ‘동급’
약정·위약금 없이 통신비 50% 절감
지난 10월 1일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휴대폰 구입 환경이 일변했다. 단통법 이전 시기, 정보력을 가진 소수만 ‘공짜폰’을 구입하고, 대다수 구매자들은 ‘출고가 바가지’를 쓰는 ‘호갱님’이 되기 일쑤였다면, 현재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이 비슷한 수준으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대 보조금을 받으려면 고가의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고, 많지도 않은 보조금조차 중도에 해지하면 위약금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결국 단통법은 ‘전국민 호갱법’”이라 폄하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아예 기존 이통사들의 약정 시스템에서 벗어나 위약금 스트레스 없이 자신이 쓰고 싶은 폰을 맘편하게 쓰고 싶은 사용자들을 위한 요금제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반값유심(USIM)’ 요금제다.
지난해 5월 CJ헬로비전을 필두로 SK텔링크, KTIS 등 주요 알뜰폰 업체들이 잇따라 출시한 반값유심 요금제는 기존 이통사 요금제의 절반 비용으로 음성·문자·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약정 할인이 없으므로 의무사용기간도 없고, 아무 때나 해지해도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휴대폰 조달은 소비자 몫이다.
▲CJ헬로비전 반값유심 LTE21 가입신청서 작성 화면(사진: 인터넷)
CJ헬로비전의 ‘조건없는 유심 LTE’ 요금제 가입절차는 간단하다. 가입 홈페이지 접속 후 ‘신규’ 또는 ‘번호이동’의 ‘가입 유형’을 선택하고, ‘LTE 유심’ 또는 ‘나노 유심’ 등 유심 형태를 결정한 뒤,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하면 대략적인 월 요금 내역이 나타난다.
마침 ‘가입비 무료, 유심비 무료’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어 1만4400원의 가입비와 9900원의 유심비가 절약됐다. 이벤트는 꽤 자주 진행되는 편이니, 알뜰족이라면 이벤트 타이밍을 기다리는 게 좋다.
서랍에 묵혀둔 ‘아이폰5’를 재사용하기 위해 ‘나노 유심’을 선택하고, 요금제는 최저 수준인 ‘조건없는 USIM LTE 21’을 선택했다. 이통사의 42 요금제와 비슷한 통화·문자·데이터량이지만, 가격은 50% 할인이 적용돼 2만1000원이다. 부가세를 추가한 실제 납부예상액은 2만3100원으로 표시된다.
단말기 구입과 관련된 출고가, 지원금, 할부원금, 할부개월, 할부수수료 등의 항목이 다 공란이라 신청서 내역은 매우 간단명료하다.
가입신청 후 약 3일이 지난 시점에 유심 카드가 담긴 간단한 택배가 도착했고, 준비해둔 아이폰5 공기계에 유심을 삽입하니 잠시 후 개통이 완료됐다.
개통 방식은 직접 ARS를 통해 신청하는 방법과 자동으로 유심 수령 한두시간 이후에 자동으로 개통하는 방식이 있는데, 사용자들의 소감에 따르면 별다른 차이는 없다.
CJ헬로비전이 KT의 망을 임대해 재판매하는 MVNO 사업자이기 때문에 휴대폰의 통신사 명칭을 알려주는 ‘캐리어(Carrer)’는 KT용 스마트폰과 동일한 ‘olleh’ 로고로 표시된다.
▲CJ헬로모바일 고객센터 앱 실행화면(사진: 정의식 기자)
2주일 넘는 기간 동안 반값유심 요금제를 사용해본 결과, 생각보다 만족스러웠다. 통화 감도나 안정성, 데이터 전송 속도 등은 기존 이통사와 동일한 수준이었고, 고객센터 앱도 제공됐다. 걱정했던 ‘본인인증’도 선택 화면에서 ‘알뜰폰’ 또는 ‘KT’를 지정하면 아무 문제없이 진행됐다.
알뜰폰의 단점으로 지목되던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의 경우, CJ헬로비전은 CJ 계열사들의 서비스와 관련된 CJ ONE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가입 초기라 유용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렇다할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니, 멤버십 서비스의 중요도가 높다면 기존 이통사를 쓰는 게 좋다.
고객센터에 전화상담 연결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실제 시도해보니 별다른 지연시간 없이 연결이 가능했다. 고객서비스 역시 좀더 오래 사용해보면서 여러 상황을 겪어봐야 판단 가능한 항목이다.
'데이터 나눠쓰기'가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태블릿 등 다른 기기에서도 데이터를 함께 쓸 수 있는 서비스로 아직까지는 이통3사만 제공하고 있다. CJ헬로비전측에 개선점으로 제안해보니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회신이 왔다.
결론적으로 반값유심 요금제는 생각만큼 나쁘거나 어렵지 않다. 저렴한 요금에 동급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약정 계약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다가왔다.
휴대폰 분실 및 고장 상황에서 위약금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본 사용자, 다양한 스마트폰을 취향대로 써보고 싶은 사용자, 공기계(언락폰)나 중고폰 수급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용자라면 ‘반값유심 요금제’는 제법 쓸만한 대안이다.
반대로, 이통사와의 약정 계약에서 충분한 효용을 얻고 있고, 멤버십 포인트를 잘 활용하고 있으며, 공기계나 중고폰 사용을 꺼리는 사용자라면 기존 이통3사를 이용하는 게 좋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