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지배구조 관련 마찰을 빚고 있는 KB금융지주 본사 입구(사진: 연합뉴스)
25일 연합뉴스는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가 “일부 사외이사의 자진사퇴가 있었지만 KB금융의 지배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노력이 입증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근 KB금융그룹내에서 이경재 지주이사회 의장, 김종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이 잇따라 자진사퇴했지만, 금융당국은 아직 KB금융측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절차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국의 승인절차 지연으로 KB금융지주가 LIG손보 대주주에게 내야하는 지연이자도 급속도로 불어날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이미 한달새 30억원의 지연이자를 물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KB지주가 LIG손보를 제대로 경영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췄느냐가 승인심사의 중요한 잣대중 하나”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배구조 개선노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KB지주가 만들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보고 판단해야 할 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B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내년 3월 주주총회 직전에야 나올 예정이라, 경우에 따라서는 승인심사가 내년 주총 이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
사외이사 중심의 KB지주 이사회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최고경영자(CEO) 승계 및 양성프로그램 개편, 이사추천 및 사외이사 평가 프로세스 재점검 등 개선안을 내년 3월까지 마련하기로 했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사회의 이러한 결정이 ‘안일하다’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KB지주 이사회가 지배구조 개선안을 5개월 후에나 내놓겠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외이사들이 임기를 그때까지 유지하겠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KB금융지주에 대한 특별검사에 돌입할 예정이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나 임직원들을 당혹케하고 있다.
한 K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현 사외이사들이 모두 물러난다면 과연 그 자리는 누가 채우게 되느냐”며 “결국 금융당국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워 '관치금융'을 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양측이 한발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국민은행 간부는 “금융당국이나 사외이사들이나 KB금융의 앞날에는 관심없이 자신들의 입장만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는 것 같다”며 “새 출발을 하는 KB를 위해서라도 서로 양보해 타협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