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작가가 11월 12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그림손에 관계에 대해 작업한 그림들을 건다.
'Between-Landscape' 展으로 명명된 이번 개인전에는 세계의 어둠, 무질서, 욕망과 대면케 하며 그 세계 속의 잘못된 길, 지워진 길, 없는 길과 직면하게 한다.
그리고 바른 길을 복원시켜주는데, 이때 그 과정이나 방법이 정념적이기 보다는 논리적이고, 무겁지 않고 가볍다.
그 가벼움은 가벼움 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무겁고 진지한 것일 뿐이다. 바로 작가의 작업은 일종의 아이러니 화법에 의해 견인되고 있으며, 여기서 작품의 독특한 아우라가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 작가는 평면 작업 뿐 아니라 관객과 적극적으로 교감하는 인터렉티브 아트를 함께 선보인다.
바로 자신을 주체로 한 퍼즐조각이다. 퍼즐이 저부조의 형식으로 만들어지는가 하면, 사실적이고 재현적인 이미지 위에 덧그려지기도 한다.
퍼즐조각들이 전체 이미지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가 하면, 전체 이미지와는 별개로 스스로의 자족적인 존재성을 마련한다.
작가의 작품에는 중첩된 터치들이 무의미한 얼룩처럼 보이지만, 일정한 거리를 갖고 보면 색점들이 서로 어우러져 비로소 하나의 형상으로 드러나 보인다.
터치와 색점들이 모여 전체를 이룬다는 이러한 인식은 이후 기계복제 시대의 망점과 전자복제 시대의 광점, 그리고 디지털 매체에 의해 지지되는 가상현실시대의 픽셀 이미지로 이어지고 변주된다.
결국 작가가 미술사 중에서도 특히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차용한 이면에는 그로부터 부분과 전체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찾아가는 퍼즐작업의 사실상의 뿌리를 발견한 것이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