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효상 건축연구소 이로재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며, 건축의 본질에 가장 부합되는 도구인 가구를 통해 그의 건축 세계를 조명하고자 마련된 전시이다.
승효상의 건축은 '빈자의 미학'이다. 절제와 검박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채움보다는 비움,높음보다는 낮음을 실천하고자 한다.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을 통해 건축에서 공공적 가치를 키우는 것이 빈자의 미학 핵심이다.
최근 ‘서울시 총괄건축가’로 선정되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승효상은 “지금까지 내가 설계한 건물엔 가구를 직접 만들었다. 가구 하나만으로도 내가 가진 건축과 도시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수도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절제미가 극대화된 가구들을 선보인다.
승효상이 설계한 건축에는 늘 수도원적인 요소가 있었고,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가구들 역시 오래 전부터 승효상의 건축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건축 속에 사용되었던 것들이다.
그 동안 승효상 건축에 녹아있던 가구와 철물, 소품들의 전시에 그가 구축하고자 하는 건축의 원리를 담아 수도원장의 책상과 의자, 수도사들을 위한 식탁, 평신자들을 위한 장의자, 승방탁을 선보인다.
동숭 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구들도 빌려와 경건한 공간을 조성하기도 했으며, 이 외에도 수도원을 밝히는 조명등, 승방을 여는 문고리 등 오래 전에 디자인 한 것들을 선택해서 모았다.
전시된 가구들은 모두 목재로 제작되었으며, 결과 향기 등 목재의 본질을 잘 살려 제작되어 한층 더 심도 있는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안목 높은 디자인 가구 마니아들의 많은 관심이 예상되며,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승효상의 활동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리 모두의 수도원을 위한 가구'가 부제가 붙은 이로재 창립 25주년 기념 가구전을 기념하기 위해 선착순 50명을 대상으로 승효상 건축가의 특별 강연이 11월 20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CNB=왕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