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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신화' 윤종규, 만신창이 추락한 KB금융 구해낼까

주경야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금융그룹 체질변화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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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4.10.23 14:40:35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을 KB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사진제공=KB금융)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만신창이에 빠진 KB금융의 새 선장으로 나섰다. '고졸신화'의 상징적 인물인 윤 회장이 어떤 신화를 써내려갈 지 긍금하다. 상고 출신 금융지주 회장은 선린상고 출신의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광주상고 졸업 후 주경야독으로 대학졸업


윤 내정자는 호남 출신(전남 나주)으로 광주상고를 졸업 후 1973년 외환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주경야독으로 낮에는 은행원 밤에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다녔다.


재학 도중 1980년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했고 다음해에 행정고시 필기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했지만, 기쁨도 잠시 학생운동 전력 때문에 행정고시 최종 임용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 들어가 삼성, LG그룹, 금융기관을 비롯한 국내외 기업에 대한 회계감사와 세무 및 컨설팅을 진행했다. 리스회계와 세무처리기준 정립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주도하고 다수의 여신전문회사 설립 관련 컨설팅 수행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Coopers Lybrand(PWC) 동경사무소 교환근무에 이어 삼일회계법인에서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대표까지 지냈다. 이때 국민은행, 외환은행, 동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개발리스, BTMU 등 다수의 국내외 금융기관에 관한 책임파트너로서 회계감사, 세무 및 컨설팅을 통한 폭넓은 실무 경험과 문제해결 역량을 축적했다.


은행경영평가위원(간사), 증권회사 경영평가위원(간사), 종금사경영평가리스크 관리부분 실무위원으로서 IMF후 은행, 증권 및 종금업의 구조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회사 설립위원회위원, 선물거래소 설립발기인회 자문위원으로 IMF후 새로운 금융시스템의 정립과정에 공헌도 했다.


예금보험공사 운영위원(현재의 예금보험위원)으로 부실금융기관 정리, 공적자금투입 및 관리 의사결정에 관여했고 동아건설 등 다수의 회사에 대한 워크아웃과 화의 등의 실무를 주도하며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다양한 경험도 보유했다.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대한 자문과 외국인 투자가를 위한 각종 실사 및 자문을 통해 폭넓은 글로벌 경험을 쌓았고 재정경제부, 국세청, 한국공인회계사회, 유관학회 등의 각종위원회에 참여해 회계 및 세무의 정책방향 정립과 실무개선에 노력했다.


▲(사진=KB금융그룹 명동 본점)

김정태 행장이 영입, 부행장으로 KB와 인연 맺어


금융권으로 다시 유턴한 것은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이었다. 당시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영입, 재무기획(CFO)과 전략기획(CSO)을 총괄하는 선임 부행장으로서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그는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한 KB국민은행의 합병후 통합(Post Merger Integration)을 주도했고 국민카드와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은행의 경영전략과 자산건전성 관리체계를 개선해 카드부실문제를 조기진화하고 은행의 전반적 자산건전성을 제고했다.


또한 선임부행장으로서 행장을 보좌하고 개인영업그룹대표(Retail Banking Head)로서 은행영업의 약 70%에 이르는 개인영업점포, 마케팅·상품·CSS·채널기획·SOHO·CS·CRM·온라인 채널·콜센타 본부 등을 지휘 총괄했다.

하지만 2004년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의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은행을 떠났다.


이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상임고문으로 일하다가 2010년 8월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7월까지 지주사 재무 및 리스크관리 담당임원으로서 그룹의 수익성 개선, 건전성 제고 등 재무전략 전반을 총괄 지휘했다.


국민은행이 인수한 이후 대규모 투자손실을 기록한 BCC(Bank Center Credit)경영정상화를 위해 현장실사를 바탕으로 자산건전성 개선, 과잉유동성 축소, 금리체계개선 등의 대책 수립·실행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은행 대출취급 기준 강화 및 심사시스템 개선, 카드금융 리스크관리 강화방안 마련 등을 통해 우량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했고 은행 판관비 원천별 분석을 통한 절감방안 마련, 중장기 인력구조 개선 방안 등을 통해 비용효율성 및 생산성 제고를 추진했다.


국민카드 분사, 증권·선물 합병 시 리스크요인 점검 및 대응방안 마련, 분사·합병 이후 경영전략 및 영업방향 설정 등에 적극 관여해 성공적인 정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회계 투명성 제고 등을 꾀해 KB금융이 한국회계학회에서 수여하는 투명경영대상(2011년 대상, 2012년 최우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데 일조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정면 돌파, ‘KB’ 명예·실적 회복 기대


상고 출신으로 회사일을 충실히 진행하면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은 그는 성균관대 졸업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나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모두 TK나 PK 출신들인데에 반해 호남 출신의 첫 금융지주 회장 탄생이라는 점도 시선을 끌고 있다. 


또 4대 금융지주 회장중 3명이 성균관대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서울대 출신인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제외하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등이 윤 내정자와 같은 성대 출신이다.


윤 내정자는 KB금융에서 7년 동안 지낸 내부출신으로 내부사정에 밝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여기에 더해 재직 시절 온화하고 배려있는 인품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휘,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져있는 그룹을 회복시켜줄 적임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직원들의 화합과 결속에 있어서 윤 내정자의 인간적인 매력이 크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 내정자는 “믿고 사랑하는 우리 KB가족과 함께 한 마음 한 뜻으로 화합을 이뤄 고객님들의 신뢰를 되찾고 KB금융그룹의 경쟁력을 회복해 선도금융그룹으로 재도약시켜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B금융은 국내 금융기관중 지배구조가 가장 좋을 수도 있었지만 잡음이 가장 많은 조직이었다. 이사회와 경영진이 완전 독립돼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소통 등이 문제로 대두됐던 것.


윤 내정자의 향후 행보가 예의주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윤종규 내정자는 고 김정태 행장이 이끌던 통합국민은행 초기시절부터 CFO를 했던 인물로 재무기획에 능통하며 친화력과 소통력이 가장 좋은 사람으로 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인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장친화력도 뛰어나고 내부소통 및 조절능력도 좋아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안착시킬 기회이기도 하다”며 “수익성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 노력 등을 보여준다면 다시 주가도 적절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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