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로 공습을 확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이슬람 국가’(IS) 격퇴를 위해 시리아 공습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보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대체로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선 미군의 공습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2011년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한 미국이 또다시 중동전의 수렁으로 빨려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각) 이메일 성명을 통해 “미군과 파트너 국가 군대가 시리아에 있는 IS를 겨냥해 첫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며 “이번 공습에 전투기와 폭격기, 함대지 토마호크 미사일 등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사령관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인한 권한에 따라 로이드 오스틴 중부사령관이 오늘 아침 일찍 공습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습은 이날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30분)에 이뤄졌다. IS가 스스로 수립을 공표한 ‘칼리프 국가’의 수도 락까 주의 IS 근거지가 이번 공습의 타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그동안 좀 더 정확한 IS 목표물 식별과 IS 반군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시리아 상공에 대한 정찰비행을 강화해 왔으며, 미군은 IS 군 사령부와 병참기지, 보급시설, 훈련캠프 등 전방위로 공습했다고 전했다.
▲미국, 시리아 내 IS 공습 개시. (사진=연합뉴스)
이번 공습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언한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인 IS 격퇴 전략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은 중동 지역의 군사행동을 자제해 왔지만, IS가 이라크 최대 규모의 모술댐과 기독교 마을들을 장악하면서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자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이라크 공습을 개시했다.
미군은 지난달 8일부터 지금까지 이라크 내 IS를 상대로 190여 차례 공습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에 이은 이번 시리아 공습은 IS의 핵심 지도부가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 근거지를 정조준하면서 IS 세력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에 동맹 국가들이 참여했다고만 언급하며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커비 대변인은 “공습 작전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로는 더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적절한 시점에 세부 사항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이나 CNN 방송 등은 미 국방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시리아 주변 아랍 국가들이 이번 공습을 돕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가 작전에 동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군 기지를 제공하거나 미군 전투기 및 폭격기가 자국 영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작전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부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해 IS를 상대로 한 연합전선에 동맹국들이 동참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시리아 정부는 미국이 시리아 내 IS 공습을 전격 단행하기에 앞서 공습 계획을 미리 알렸다고 밝혔다. 시리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측은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에게 락까 지역에 있는 테러단체를 겨냥해 공습에 나설 것이라는 사실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