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미술 작가 마류밍(44)의 작품이 한국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학고재 갤러리는 다음달 5일까지 마류밍의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1990년대 퍼포먼스 영상과 사진 작업부터 최근의 회화와 조각에 이르기까지 지난 20여 년간의 작품 활동을 돌아보고자 기획됐다.
마류밍은 1990년대 초 장환과 주밍 같은 당시 젊은 작가들과 함께 '베이징 이스트 빌리지'라는 아방가르드 실험미술 공동체를 설립해 활동했다. 이들은 중국 사회에 퍼포먼스 예술을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마류밍의 퍼포먼스인 '펀·마류밍'이 만들어졌다. '펀·마류밍'은 퍼포먼스를 할 때 생성되는 작가의 또다른 자아라고 볼 수 있다. 당시 금기시되던 '신체 해방'이라는 파격적 소재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초반엔 나체로 만리장성을 걷는 등 활동적이었다면 1998년 이후엔 의자에 앉아 수면제를 먹고 반수면 상태에 있는 정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이 퍼포먼스는 최근 후메이시에서 있었던 '행위예술 30년: 중국행위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은 있는가?' 컨퍼런스에서 평론가들과 큐레이터들의 투표 결과 '중국현대미술사에 기록될 퍼포먼스' 1위에 뽑히기도 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작가는 퍼포먼스를 마무리하고 그동안 영상에 담아뒀던 퍼포먼스의 찰나를 회화로 옮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마류밍은 회화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의 퍼포먼스 속 자아인 '펀·마류밍'을 발전시킨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과거의 기록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 대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거와 현재, 남성과 여성, 아기와 어른 등 각 대상의 대조적 특성을 모순적으로 병치시키며 모호함을 가진 다양성과 그에 대한 분위기를 창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고재 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는 48점의 영상과 회화, 사진과 입체작품 등을 선보인다. 마류밍의 초기 퍼포먼스 영상뿐 아니라 영국의 길버트 및 조지와 함께한 사진 등도 출품돼 전시 중이다"라며 "관람객들은 그의 퍼포먼스에서 파생된 최근 회화와 조각 작업들도 실은 마류밍 특유의 퍼포먼스의 연장임을 감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