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보수혁신특별위원장에 김문수 전 지사를 내정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김무성 대표가 김 전 지사를 보수혁신특별위원장으로 결정한 것은 두 차례 도지사 경험과 3선의 국회의원 경력, 무엇보다 김 전 지사가 평생 살아오며 보여준 개혁에 대한 진정성과 성실함을 높이 산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새누리당 혁신안을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가 혁신위원장에 내정되면서 김 대표의 정치실험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김 전 지사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개혁적 성향을 지닌 인사다.
당초 혁신위원장으로 유승민 정병국 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됐지만 김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 전 지사를 내정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새누리당내 차기 대권 주자들이 서로 협조 내지 견제하며 보수혁신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과적으로 ‘윈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004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당선된 지 8년 만에 여의도 정치에 복귀하는 김 전 지사는 비박(비박근혜) 인사다. 또 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여권의 대표적 중진 정치인이다.
김 전 지사는 중진급이지만 권위적이지 않고 평소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갖고 다니는 등 일반 국민들과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 17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위원장을 맡아 활약하면서 최병렬 당시 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들을 줄줄이 탈락시키며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김 전 지사의 이 같은 전력이 이번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 김 대표는 김 전 지사를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하며 공을 들였다고 한다.
김 전 지사는 15일 당 혁신위원장 수락 배경에 대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먼저 내 탓이라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저부터 새누리당부터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의 내정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영선 원내대표의 탈당설 등 내홍이 극심한 가운데 이뤄져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이 더 우호적인 평가를 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지난 7·30 재보선 당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 달라는 당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김 전 지사가 임명직을 맡은 것은 안전한 길로만 가려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혁신위원장은 당 대표와 동등한 입장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김문수 전 지사와 김무성 대표가 당을 어떻게 이끌어나가는냐에 따라 정치실험의 성패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는 서울대 상대 재학 시절 교련반대 시위와 민청학련 사건으로 두 번 제적당한 뒤 1975년 청계 피복공장 재단보조공으로 노동현장에 투신했다. 1986년에는 5·3 직선개헌 투쟁 배후조종자로 몰려 2년5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1990년에는 같은 당 이재오 의원과 민중당을 창당했으며 5년 뒤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대선 때는 당내 경선을 뛰어들어 당시 박근혜 후보와 경쟁했으며 최근에는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번 주 내로 혁신위원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위원으로는 강석호 김성태 김세연 조해진 의원(재선) 등과 강석훈 서용교 심윤조 의원(초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