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등재된 만화 ‘코주부삼국지’ 단행본 1권 표지. (제공=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사장 이희재)이 소장하고 있는 김용환 만화가의 ‘코주부삼국지’가 2일 문화재로 등재되었다.
만화 ‘코주부삼국지’의 등록문화재 등재는 김용환의 ‘토끼와 원숭이’를 비롯해 최초의 만화 베스트셀러 김종래의 ‘엄마 찾아 삼만리’, 최장기간 연재기록을 갖고 있는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 원화(原畫)에 이어 만화가 문화재로 등재된 네 번째 사례다.
등록문화재 605호로 지정된 ‘코주부삼국지’는 근대의 대표적 아동만화가이자 우리 만화가의 효시라 추앙받는 김용환 선생의 작품이다. 1952년 전쟁 와중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창간한 거의 유일한 잡지 ‘학원’에 실려 2년 반에 걸쳐 인기리에 연재되었다.
이 작품은 만화 구성과 구도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림 한 칸을 반으로 나누어 고어체(古語體)의 설명문으로 가득 채워 넣는 ‘그림 이야기책’ 형식의 초기만화와 달리, 칸이 나뉘고 말풍선을 사용하는 오늘날의 만화 형식이 처음 시도된 작품이다.
또한 당시 익숙했던 조잡한 단행본 방식과는 다르게 고급종이에 80쪽이 넘는 분량으로 제작되어 1953년부터 매년 1권씩 총 3권이 출간되기도 했다.
작품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던 삼국지를 원작으로,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만화체 캐릭터들이 등장한 것도 인기의 큰 요인이었다. 1952년 연재 당시에는 전쟁 중이었음에도 ‘코주부삼국지’의 인기에 힘입어 잡지 ‘학원’은 1만 권이 넘게 팔리는 큰 성공을 거뒀다.
▲만화 ‘코주부삼국지’ 단행본 3권 내지 이미지. (제공=한국만화영상진흥원)
현재 ‘코주부삼국지’는 컬러 표지에서부터 흑백 본문까지 훼손되지 않은 양호한 상태로 전체 분량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수장고 내부에 소장되어 있다.
향후 문화재청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며, 디지털 원문DB도 만화도서관에서 서비스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오재록 원장은 “작년 세 작품에 이어 이번 ‘코주부삼국지’의 문화재 등록으로 만화의 문화재적 가치를 다시 한 번 인정받은 셈”이라며 “우리의 소중한 만화 문화유산이 더욱 친숙하게 일반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라고 이번 등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작년 등재된 등록문화재 3건을 대상으로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영인본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1월 경 부천시 소재 공공도서관 및 관련 기관에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또한 소장 중인 육필원고 및 희귀만화도서 약 30만 점에 대해서, 이번 등록을 계기로 향후 소장 자료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속적인 만화자료의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는 등 만화의 문화적 가치를 발굴하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