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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직원들 조기통합 연쇄 지지…노조 선택은?

하나-외환銀 ‘원뱅크’ 공식선언, 노사 협상테이블에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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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4.08.19 18:07:46

▲김종준 하나은행장(맨 앞줄 왼쪽)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19일 양행의 통합 추진을 정식 선언했다.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19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원뱅크’로의 통합을 공식선언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012년 2월 17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자회사 편입 당시 작성한 합의서(이하 2.17합의서)를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잇달아 조기통합 지지선언을 하고 있어, 수세에 몰린 노조가 경영진과의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CNB=이성호 기자)

양 은행 이사회 ‘통합결의’ 초읽기
외환銀 직원들 “노조 대화 나서달라”
노조, 겉으론 ‘강경’ 속내는 ‘갑갑’

하나은행(은행장 김종준)과 외환은행(은행장 김한조)은 19일 양 은행장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행의 통합이 필요함을 인식하며 양행이 이날부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을 선언하는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전격 발표했다.

외환은행 노조 측의 강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선언문을 내놓게 된 배경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통합 논의의 진척 없이 시간만 끌다간 조직 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하나금융 측 설명이다.

외환노조와의 지속적인 통합 협의 노력, 잇단 통합지지 선언, 통합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에도 불구하고 외환노조의 통합논의 거부로 협상이 더 이상 진척이 없었다는 것.

이에 조직 혼란을 사전에 차단함은 물론 양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양 행장이 ‘통합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을 하고 이를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하게 된 것이라는 부연이다. 앞서 외환은행 본점 부서장과 팀장으로 구성된 부점장 협의회는 지난 5일 사내 인트라넷에 사측의 조기 통합에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점장 협의회는 “은행장의 조기 통합 결단이 외환은행 조직과 가족의 미래를 위한 고뇌의 결단인 것으로 이해한다”며 “노조도 경영진과 대화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지난 7일 외환은행 경인영업본부 소속 지점장들을 시작으로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조기통합을 지지하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외환카드로 전직 신청한 338명의 직원들 역시 하나SK카드와의 연내 통합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금융위원장에게 호소문을 전달했다.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는 내주 양 은행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통합 결의 및 통합계약서를 승인하고 이후 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며 양행 통합 승인 주주총회 개최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안팎으로 조기통합이 속도를 내게 된 데는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진정성’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행장은 전국 지점을 돌면서 부서장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통해 조기통합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왔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권이 최악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 변화가 절실하다는 게 김 행장의 주장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2011년 대비 54%, 외환은행은 22%로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구조혁신의 배경이 된 것이다.

특히 김 행장은 “직원들에게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 유지를 기본으로 하는 2.17 합의 정신을 존중하며 통합 후 고용안정과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해 왔다. ‘호프행사’ 등을 열며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행장이 노조 측에 제안한 내용은 ▲고용안정: 인위적인 인원감축을 실시하지 않는다 ▲인사상 불이익 금지: 근로자에 대한 고용과 단체협약 등을 포괄적으로 승계 ▲근로조건 유지: 임금 및 복지에 있어 통합 전 대비 불이익 변경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등이다.

한편 하나-외환 양 은행장은 이번 통합 선언 이후에도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선언문을 통해 밝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19일 CNB와 통화에서 “고용안정이나 근로조건 유지는 확약을 하고 제안을 한 사안이지만 노조 측에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데 마냥 기다릴 수 없어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노조와 대화를 시도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조와의 합의를 전제로, 우리(사측)가 할 수 있는 공식절차만 발표한 것으로 구체적인 향후 진행일정은 미정인 상태”라며 “(노사가) 서로 합의가 잘 되고 그 다음에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으려고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명분’ 만들어줘야

하지만 외환노조는 하나·외환은행간 통합은 2.17합의서를 위반한 행위로 사측의 어떤 요구에도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2년 당시 작성된 2.17합의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향후 5년간 외환은행을 별도의 금융법인으로 두기로 했다.

외환노조 관계자는 19일 CNB에 “사측에서 대화를 계속 시도했다고 하는데 2.17위반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이 대화하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7일 금융위에 외환은행 직원 5187명이 서명한 합병반대 결의서를 전달한 바 있다. 

이처럼 외환노조가 조기 통합에 반대하고 있지만 일부 외환은행 직원들은 조기 통합을 지지하고 나선 상황이다. 노조에 분열 조짐이 일면서 여론에 밀린 노조가 어떤 식으로든 경영진과의 협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한 직원은 “고용보장이 거듭 확인됐고, 외환 직원들까지 조기통합을 지지하고 나선 상황이라 노조가 계속 강경노선을 고집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노조가 협상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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