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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우리투자증권’ 몸집 확 줄인다…노사갈등 잠복

[심층취재] 농협금융지주 대규모 구조조정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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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4.06.28 00:37:27

▲(사진자료=NH농협금융지주 홈페이지)

NH농협금융지주가 우리금융 계열사들을 인수하면서 양사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희망퇴직 형식으로 자진퇴사를 권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리해고나 다름없는 분위기라 반발이 커지고 있다. CNB가 몸집 줄이기에 나선 농협금융지주를 전방위 취재했다.(CNB=이성호 기자)


‘농협금융+우투증권 패키지’ 합병 후폭풍

희망퇴직 600명 이상… 사실상 정리해고

노조 “희망자 외에는 퇴직 불가” 충돌 예고


이번 구조조정은 우리금융지주가 매물로 내놓은 우투증권 패키지 3개사(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를 NH농협금융지주(이하 농협금융)가 인수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 4월 우투증권 등 3사에 대해 우리금융지주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인수를 확정했다. 해당 지분은 우리투자증권 37.85%, 우리아비바생명 98.89%, 우리금융 저축은행 100%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전체직원 수는 우리투자증권이 약 2973명, 우리아비바생명이 약340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약120명에 이른다.


이중 구조조정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우투증권이다. 우투증권은 지난달 412여명이 희망퇴직했다. NH농협생명과 합병을 앞둔 우리아비바생명도 현재 희망퇴직자를 접수받고 있다.


아비바생명 구조조정 추진 중


우리아비바생명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감축 인력의 적정선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입사 1년차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25일부터 희망퇴직 접수와 관련해 개별면담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 4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희망퇴직자들은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25개월치 임금을 일시불로 받게 되는데, 애초에 회사 측에서 제시했던 희망퇴직 조건보다 나아져 고민하고 있는 직원들이 상당수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500만원~30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도 지급될 예정이다. 당초 사측에서는 근속연수 15년차 이상의 직원에게는 18개월 치 평균 임금, 5년차 이상 12월치, 5년차 미만 2개월 치의 평균 임금을 지급할 방침이었지만 조건이 상향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력 구조조정으로 전체 340명 중 약100여명 정도가 회사를 떠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인력감원 숫자를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오는 12월 31일 합병되는 우투증권의 희망퇴직은 이미 마무리 됐고 내년 상반기 통합되는 우리아비바생명은 진행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표면적으로는 큰 움직임이 없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CNB에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농협금융에 저축은행이 따로 없기 때문에 인력 조정 없이 이달 안에 바로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계속돼온 저축은행들의 실적악화 여파가 영향을 끼쳐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27일 “희망퇴직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이야기된 바 없다”면서도 “편입된 이후에도 구조조정을 ‘한다’, ‘안 한다’ 말이 없기 때문에 불안한 상태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어두워진 회사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노사 갈등 ‘폭풍전야’


농협금융지주 측도 이번 합병과 관련해 몸집을 줄이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농협증권의 희망퇴직 인원은 196명이다. 농협생명은 우리아비바생명 측에서 먼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어 일단은 한발 비껴난 형국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반발도 커지고 있다. 농협증권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같이 일한 동료들이 많이 떠나 사무실 공기가 위축되고 가라앉았다”며 “하지만 남은 사람들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기에 지금은 별수 없이 힘을 내서 열심히 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토로했다.


우리아비바생명 노조의 경우 희망퇴직이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가 되지 않도록 예의주시고 있어, 양측 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박재완 우리아비바생명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사측과 이번 희망퇴직 실시 이후, 합병한 뒤에는 절대 구조조정이 없기로 합의를 했다”며 “당초 알려진 전체인원의 30%가 아닌 희망한 사람만 나가는 것으로 최종 조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위원장은 “다음 주 금요일(7월 4일) 접수가 끝나면 일일이 접수자들을 확인해 말 그대로 본인이 원해서 나가는 순수 희망자만 퇴직하는 것으로 하고, 전혀 그렇지 않은 직원들이 접수된 경우 전원 복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구조조정으로 인한 희망퇴직자는 당초보다 축소된 약 3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순수 희망자와 아닌 자를 가려내 억울하게 회사에서 쫓겨나는 직원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 노사 간 충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한편, 이 같은 우투 패키지 인수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은 착잡하다. 대규모 인수합병이 진행된 터라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지만 일각에서는 불똥이 전 금융권의 구조조정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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