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신작 스마트폰 ‘G3’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1000만대라고 밝혔다. 전작 ‘G2’보다 2배 가까이 팔리고 있는 ‘G3’의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이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1300만대 돌파’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전작 ‘G2’가 호평에 비해 판매량은 기대치에 못미쳤다며, G3도 실제 판매량은 낙관할 수 없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런 가운데 소비자들은 G3의 발열과 배터리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2강 구도가 뿌리내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과연 천하삼분의 뜻을 이룰 수 있을까? (CNB=정의식 기자)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한 외국인 모델이 LG G3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제공: LG전자)
LG전자가 올해 최대의 전략 스마트폰 ‘LG G3’의 글로벌 판매를 27일부터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LG전자는 오는 27일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유럽, 북미, 중남미, 중국 등 글로벌 전 지역의 170여 통신사를 통해 ‘LG G3’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G3’는 지난달 28일 세계 최초로 글로벌 런칭한 쿼드HD 해상도(2560×1440) 지원 스마트폰으로, 시원하면서도 세밀한 디스플레이와 레이저 오토 포커스 카메라, 세련된 디자인과 UX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G3가 국내에 출시된 날 “G3를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하겠다”고 한 LG전자 박종석(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사업본부장) 사장의 말이 실제로 이뤄질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G3는 LG전자 스마트폰 최초의 글로벌 1000만대 판매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까?
▲LG전자의 2014년 대표 스마트폰 ‘G3'(사진 제공: LG전자)
판매량 ‘G2’ 2배…‘공짜폰’ 덕분?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G3는 출시 5일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지난 15일에는 누적 판매대수 20만대를 돌파했다.
하루 최고 2만 대, 일 평균 1만대 이상 판매되었는데, 이는 지난해 8월초 출시된 전작 ‘G2’의 2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LG전자의 역대 스마트폰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6월말까지 국내 판매량은 40~5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높은 판매고의 원인은 ‘최초의 QHD 지원 폰’이라는 마케팅 포인트와 ‘강력한 카메라 성능’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G3의 높은 인기는 이동통신사들의 영업정지가 풀린 타이밍에 출시되어 ‘공짜폰’으로 대거 풀린 때문”이라고 폄하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G3는 출고가 89만9800원에 출시됐지만 출시 전날인 지난달 27일밤 온라인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100만원대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소위 ‘G3 공짜폰 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 덕분에 G3 출시 당일인 28일에는 3만대가 한꺼번에 개통되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이후 잠시 사그라들었던 G3 보조금은 ‘6.9 보조금 대란’ 시기에 최대 70만원 규모로 다시 등장해 판매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란이 잦아든 후 G3의 하루 평균 개통대수는 4000대 수준인데, 이것이 G3의 진정한 실력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G3가 LG전자의 최상급 스마트폰임에도 공짜폰 전략을 실시한 이유를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의 인기를 해외 광고 전략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의 90% 이상이 해외 시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공짜폰 보급’을 통해서라도 ‘최고의 인기폰’임을 해외시장에 각인시키겠다는 것.
G3의 성공 여부가 글로벌 판매량 규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공짜폰 공세는 일면 이해할 수 있는 전략이다.
LG전자가 가장 기대하는 시장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북미와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많은 유럽이다. 여기에 그간 낮은 점유율을 보여온 중국 시장이 추가됐다. LG전자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이통사를 통해 7~8월경 중국 시장에 G3를 공급할 예정이다.
증권가 “판매 1000만대 넘길 것” 예측
‘공짜폰’ 논란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G3의 글로벌 판매 1000만대 돌파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대신증권은 G3의 국내 판매량을 “6월까지 40~50만대”로 추정하면서 “3분기에 약 250만대, 올해 약 500만대의 판매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판매가 누적될 경우 1000만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JP모건도 “LG전자가 G3를 예상보다 2개월 먼저 출시했다”며 “판매량이 G2보다 50%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G2의 누적 판매량이 현재 650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총 누적 판매대수는 1000만대 규모라는 예측이다.
심지어, 신한금융투자는 “G3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G2의 2배에 달하는 130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예상치를 공개했다.
전반적으로 증권가는 G3가 LG전자 스마트폰 흑자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삼성증권 조성은 연구원은 “G3의 초기 판매는 기대이상이었지만, 7월 중순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아이폰6 대기 수요와 시장 둔화로 고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한발 늦게 QHD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도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갤럭시 S5 광대역 LTE-A’를 출시했는데, 이 폰은 삼성전자 최초로 QHD 화면을 장착했다. G3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였던 ‘QHD’ 부문에서 경쟁자가 생긴 셈이다.
▲플레이웨어즈의 G3 테스트 결과. 전체적으로 높은 발열이 나타나고 있다(사진 제공: 플레이웨어즈)
발열 테스트 “너무 뜨거워”
한편, 소비자들은 G3의 ‘발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3D 게임 같은 시스템 자원을 많이 소모하는 앱을 사용할 때가 아니라 일상적인 통화나 웹 서핑을 할 때도 너무 열이 많이 난다는 지적이다.
국내의 하드웨어 테스트 전문 사이트 플레이웨어즈(playwares.com)가 G3를 테스트한 결과, 이같은 지적은 사실로 드러났다.
플레이웨어즈는 ▲웹사이트 서핑 ▲1080p 동영상 재생 ▲3D 벤치마크 등을 각 10분씩 진행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 모든 환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발열이 측정됐다.
플레이웨어즈 측은 “주로 발열원을 기준으로 약간의 발열이 발생하는 타 스마트폰들과는 다르게, G3는 기기 전체적으로 높은 발열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열의 원인에 대해서는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 801 AP를 탑재한 다른 기기들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현상”이라며 “디스플레이 전체를 아우르는 발열 면적으로 미루어보아 QHD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발생하는 발열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성능도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다.
현재 G3의 배터리는 대기 모드에서는 효율이 높은 편이지만, 실제 사용시에는 급속히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가젯, GSM아레나 등 해외 IT매체들의 테스트에 따르면 G3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G2의 절반”에 불과하다.
문제는 G3의 단점으로 지목되는 발열과 배터리 문제가 G3의 최대 강점인 ‘QHD 화면’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 근시일내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의 G3 사용자들은 “글로벌 1000만대 판매 목표도 중요하지만, 발열과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오히려 LG전자에 악재가 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