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이자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회고전 '에드바르 뭉크-영혼의 시'는 뭉크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조망하고, 20세기 초 유럽에서 격동의 시대를 겪은 그가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예술로 승화시켰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뭉크의 대표작 '절규'는 신을 잃고,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에 지친 현대인들의 불안을 표현한 작품으로 해석되어왔다. 뭉크는 여러 가지 버전의 '절규'를 제작했는데,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은 네 가지 버전이다.
각각 유화, 템페라, 크레용, 파스텔로 그려졌고, 판화로도 제작됐다. 가장 유명한 템페라 버전은 노르웨이 내셔널갤러리에, 유화와 파스텔 버전은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 소장되어 있고, 크레용 버전은 2012년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 1억 19990만 달러(약 13000억 원)을 기록하며 미국의 개인 소장가에게 낙찰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4년과 2004년 작품 도난 사건으로 인해 해외반출이 어렵게 된 회화 버전을 대신하여 1895년에 석판화로 제작된 흑백의 강렬한 '절규'를 만나볼 수 있다.
판화 버전의 '절규'가 해외에서 전시되는 것도 이례적이며,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전시된 이후 해외에서는 8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공개된다.
뭉크는 회화 이외에도 새롭게 등장한 사진과 영화와 같은 신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세기말은 산업화와 함께 영상 매체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시기였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는 모더니스트였던 뭉크는 30여 년간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번 전시에는 뭉크의 다양한 자화상 10여점이 함께한다. 회화로 제작된 작품 5점인 '자화상'(1882), '지옥에서의 자화상'(1903), '스페인독감 직후의 자화상'(1919), '유리 베란다에서의 자화상'(1930∼33), '대구 머리 요리를 먹는 자화상'(1940∼42), 판화로 제작된 작품인 '팔뼈가 있는 자화상'(1895)과 셀프 카메라 사진 4점도 만나볼 수 있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