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신한은행은 인수금융 전용 펀드(사모부채펀드)인 ‘신한시니어론펀드’의 투자계약을 기관투자자들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모부채펀드(PDF, Private Debt Fund)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받은 뒤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을 빌려주는 펀드를 말한다. 미국·유럽 선진시장에서는 M&A 거래의 주요 자금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신한은행이 첫 선을 보이게 된 것.
신한시니어론펀드는 교보생명 등 14개 기관투자자들이 참여, 총 5650억원이라는 자금이 모집됐다. 이 자금의 운용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맡는다.
신한은행과 인수금융 공동투자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신한은행의 인수금융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 거래의 핵심인 거래정보의 보안유지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합병 전용펀드 조성은 서진원 은행장의 입김이 작용했다.
서 은행장은 기존 예금·대출 등 전통적인 은행 영업방식에서 탈피해 은행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금융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창조적인 자산운용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을 주문해 왔다.
이에 신한은행은 2013년 연말부터 시장리더로서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인수금융 분야를 선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로 사모부채펀드인 신한시니어론펀드 투자계약 체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3일 CNB와 통화에서 “그룹차원에서 사모부채펀드 조성에 나선 것으로 신한은행이 신한시니어론펀드의 투자계약을 체결했고 주체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초로 선례가 없다보니 자금이 모일까 우려도 됐지만 시장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줘 순조롭게 (자금이) 몰렸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측은 앞으로 신한시니어론펀드를 통해 인수금융을 시장에 제공,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편, 하나대투증권도 신한은행과 비슷한 사모부채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약 4000억원 규모로 사모부채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안 나왔지만 올해 안에 적극적으로 기관투자자들과 투자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혀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향후 신한은행과 하나대투증권과의 인수금융 분야의 경쟁구도는 물론, 금융권의 신(新) 먹거리로써 사모부채펀드가 M&A활성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