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단장을 지낸 배우 정상철부터 1977년 극단 현대극장에 입단해 ‘인형의 집’ ‘로젤’ ‘버자이너모놀로그’ ‘무비무비’ 등 숱한 화제작에서 열연을 펼쳤던 베테랑 배우 김지숙,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인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배우 정재진 ·이문수 ·김재건 등 내로라하는 연극인들이 중견연극인창작집단(이하 중창단)을 결성했다.
그 첫 작품이 바로 오는 21일부터 7월2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현자(賢者) 나탄'이다.
독일의 계몽주의 작가 ‘레싱’의 작품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현자(賢者) 나탄'은 1192년 제3차 십자군전쟁 시기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영국의 리차드왕과 위대한 술탄 살라딘의 대결 속에 담긴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의 갈등과 이를 해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진보와 보수, 경제적 양극화, 여러 사회적 갈등과 분리, 격차와 차별이 얽혀있는 우리 사회에서 관용과 지혜와 사랑의 의미를 돋보이게 할 작품이다.
중견연극인들이 8개월간 발벗고 뛰어다니며 이번 공연을 준비한 이유는 첫째로 중견배우의 자존감 찾기이다. 로맨틱코미디 등 가벼운 연극이 판을 치는대학로에서 중견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게 현실이다.
제작감독을 맡은 정상철은 “김지숙 같은 배우가 설 무대가 없는데 다른 배우는 어떻겠나”라며 “40~60대는 성숙된 연기를 보여줄 수 배우로서 황금기인데 이들의 연기를 관객에게 보여줄 기회를 만들고 배우들은 자존감을 찾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인 ‘나탄’ 역을 맡은 정재진은 “지금 한국은 환호만 있고 감동은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이 연극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과연 지금 이 시대에 현자는 존재하는가? 만일 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현자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서 우리 누구나가 현자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현자(賢者) 나탄'은 6월 21일부터 7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