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최원석 기자) 부산금정경찰서(서장 양두환)는 통일부 소속 고위 공무원을 사칭해 취업지망생들을 상대로 방송국 아나운서 및 항공사 승무원으로 취업시켜 주겠다고 속여 교제비 명목으로 6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김모(60)씨 등 일당 2명을 사기 및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지난해 6월 방송국 아나운서 지망생인 A씨에게 접근, 통일부 고위공무원을 사칭하는 등 모 방송국 본부장과의 친분관계를 과시하며, 이 방송국 간부들에게 청탁해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시켜 주겠다고 속여, 교제비 명목으로 3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 국내 모 항공사 스튜어디스 지망생인 B씨에게 접근, 같은 방법으로 B씨를 스튜어디스 시험에 합격시켜 주겠다고 속여 3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피의자 김 씨는 공무원으로 근무하거나 재직했던 사실조차 없는 등 공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으며, 피해자들로부터 방송국 및 항공사 간부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받은 6천만원을 피의자들이 각 3천만원씩 나누어 가진후, 생활비와 유흥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의자 김 씨는 방송국 및 항공사 간부와의 친분관계가 있는 양 과시하며, 피해자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마치 오디션을 보는 것처럼 행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범 김모(여)씨는 경찰 진술에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집안 오빠인 피의자가 고위공무원이라 술값 정도만 부담하면 아나운서, 승무원으로 쉽게 취업이 가능하다며, 방송사 및 항공사 간부, 시험 면접관 등의 교제비 명목으로 피해자 2명으로부터 3천만원씩 받아 가로챘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해자들은 이들의 말에 속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전세집을 담보하거나 금융권에 대출을 받아 교제비 명목으로 돈을 주었는데 취업도 되지 않고 돈도 돌려 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들이 있는지, 구속된 피의자들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