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대란 기간 중 일어난 번호이동 10만건 중 SK텔레콤이 4만건을 차지했다. 사진은 한 휴대폰 매장(사진: 연합뉴스)
1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9일 저녁부터 10일 오후까지 진행된 번호이동 건수는 총 9만9655건으로 10만건에 육박한 수치다. 이는 방통위의 시장과열 판단기준인 2만4000건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월 발생한 소위 ‘2.11 대란’ 이후 하루 번호이동 건수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이 4만1628건, KT가 3만940건, LG유플러스가 2만7087건을 기록, 각각 42%, 31%, 27%를 점유했다.
갤럭시 S5, LG G3, 아이폰 5S 등 최신 스마트폰이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판매된 이날 대란에서 승자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다. 이들은 각각 2002명, 194명의 가입자를 늘렸다. 반면, KT는 2196명의 가입자를 잃어 대란의 패배자가 된 셈이다.
방통위는 10일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임원들을 소집해 시장 안정화를 주문하는 한편, 대란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되는 1개 사업자를 선정, 강력한 제재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대란 주도 사업자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단순히 먼저 대란의 포문을 연 사업자가 주도 사업자인지, 대란 기간 동안 가장 높은 가입자를 유치한 사업자가 주도 사업자인지 등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다.
그런 가운데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대란을 주도한 사업자는 ‘SK텔레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6.9 보조금 대란에서도 가장 많은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가장 많은 보조금을 살포했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와 모두 거래하는 한 휴대폰 매장주는 CNB와 통화에서 “특정 1개사가 보조금을 많이 풀면 다른 2개사도 동시에 반격에 나서기 때문에 순서를 따지는 건 사실 의미가 없다”며 “누가 대란을 시작하더라도 결국엔 자금력에서 우위를 가진 SK텔레콤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