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최원석 기자)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가 오는 6일부터 19일까지 위대한 플래시백의 작가, 조셉 맨케비츠 특별전을 개최한다.
조셉 맨케비츠(Joseph Leo Mankiewicz, 1909~1993)는 플래시백의 놀라운 활용으로 1950년대 전후 할리우드에서 가장 창의적인 서사 영화를 만든 감독이다.
그는 이 플래시백 기법을 자신의 영화에서 탁월하게 이용할 줄 아는 감독이었으며, 철학적 표현에 가까울 만큼 독특했던 그의 플래시백 활용법은 이후 할리우드의 새로운 영화 전형으로 자리잡게 됐다.
타고난 스토리텔러였던 맨케비츠는 <시민 케인>(1941)의 시나리오 작가인 형 ‘허먼 J. 맨케비츠’의 권유로 자막 번역과 시나리오 집필을 시작하며 할리우드에 첫 발을 들였다.
저널리스트 출신이었던 그의 글 솜씨는 영화계에서 더 큰 힘을 발휘했다. 특히 기존의 원작을 최적의 영화 대본으로 탈바꿈시키는 각색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화려한 시각적 요소 없이 재치 있는 대사들만으로도 충분히 빛났으며, 복잡하고 치밀한 구성의 맨케비츠 식 시나리오는 관객들과 심리게임을 겨루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번 조셉 맨케비츠 특별전에서는 플래시백을 선구적으로 활용했던 그의 작품 12편이 상영된다. 이 중, 시나리오 작가로서 명성을 떨쳤던 감독답게 플래시백 기법을 최고조로 활용한 <세 아내에게 온 편지>(1949)와 <이브의 모든 것>(1950)이 단연 눈에 띈다. 그의 또 다른 특기인 ‘보이스 오버(내레이션)’ 기법에 주목해서 관람해도 좋을 이 두 작품은, 맨케비츠에게 2년 연속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 있게 한 희대의 걸작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을 각색한 미스터리 심리극 <지난 여름 갑자기>(1959), 로렌스 올리비에와 마이클 케인의 연기 앙상블이 눈부신 맨케비츠의 마지막 명작 <발자국>(1972) 등이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특별전 관람료는 일반 6천원, 유료회원과 청소년 및 경로는 4천원이다. (월요일 상영 없음)
11일 저녁 7시 <이브의 모든 것> 상영 후에는 ‘한창호 영화평론가의 특별강연’이 마련된다. 박인호 영화평론가의 ‘시네도슨트 영화해설’도 함께 준비돼 있으며, 상세 일정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