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5(SM-G900S), LG GPro2(LG-F350S), 베가 아이언2(IM-A910S) 등 최신 스마트폰에 최대 80만원의 보조금이 적용된 SK텔레콤 대리점의 단가표(사진: 인터넷)
SK텔레콤, 최신 스마트폰에 8~90만원 불법보조금 지급
번호이동 시장서 SK텔레콤 단독 순증…KT·LG유플러스는 순감
SK텔레콤측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족할인 덕분” 반론
지난 20일 정상영업을 재개하며 개선된 서비스와 가격정책, 단말기 출고가 인하 등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고 약속했던 이동통신사들이 다시금 보조금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출고가 인하 대상이 아닌 고가의 최신 스마트폰들에 거액의 불법보조금을 투입해 번호이동 고객들을 대거 흡수, 다시금 불법보조금 전쟁이 불붙을 조짐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일 오전 일선 대리점에 보조금 정책을 공지했는데, 해당 정책에는 갤럭시S5, LG GPro2, 베가 아이언2 등 최신 스마트폰에 최대 80만원에서 90만원의 보조금이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출고가 86만6800원의 갤럭시 S5(SM-G900S)는 67만원의 보조금이 실려 19만6800원에 판매돼고, 출고가 99만9900원의 LG GPro2(LG-F350S)는 80만원의 보조금 덕분에 19만9900원에, 출고가 78만3200원의 베가 아이언2(IM-A910S)는 71만원의 보조금이 적용되어 7만3200원에 판매됐다.
갤럭시 노트 2, 갤럭시 S4 액티브, LG G2 등 출시일이 조금 경과됐지만 여전히 인기있는 스마트폰들도 최대 75만원 내외의 보조금이 적용되어 공짜에 판매됐다.
이처럼 최신 전략 스마트폰들이 불법보조금으로 인해 저가에 판매되자,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의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방통위가 정한 과열기준보다 2.5배 높은 일평균 5만8000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이 기간에 SK텔레콤 가입자는 3만5201건 순증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만2851건, 1만2350건 순감했다. SK텔레콤의 불법보조금 공세가 유효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갤럭시 S4 액티브, LG G2 등 인기 스마트폰을 공짜로 팔겠다는 판매자들의 광고 메일(사진: 인터넷)
SK텔레콤 보조금 공세, 점유율 50% 사수 때문?
SK텔레콤이 정상영업을 재개하기 무섭게 이례적인 불법보조금 공세를 펼치고 있는 이유를 업계는 영업정지기간에 자사 가입자가 대거 이탈해 점유율 50%가 붕괴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13일부터 5월19일까지 이통 3사가 교대로 영업정지를 실시한 결과 SK텔레콤 가입자는 14만2956명 순감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는 각기 9만7837명, 4만5119명 순증했다.
이렇게 되자 SK텔레콤의 점유율은 50% 이하인 49%대로 떨어졌는데, 이 때문에 점유율 만회를 위해 올해초 벌어졌던 보조금 대란의 재발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지난 20일 SK텔레콤은 11종의 휴대폰 출고가를 인하한다며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불법보조금 대량살포 사실이 알려지자 “규제기관의 눈을 속이기 위한 이벤트였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점유율 50% 탈환을 목표로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는 한 번호이동 시장의 이상과열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측 “단말기 출고가 인하·가족할인 덕분”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SK텔레콤은 자사가 불법보조금 공세로 번호이동 시장에서 선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CNB와 통화한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사의 선전은 영업정지 기간 중 대기수요가 많았고, 11종의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20일부터 21일까지 가입한 고객 중 출고가 인하대상 단말기를 구입한 고객 비중이 전체의 44%에 달했다.”고 해명했다.
자사가 불법보조금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보조금은 타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문제가 된 불법보조금 사례는 대리점측의 개별적 마케팅으로 본사가 지시한 것이 아니다”는 해명이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