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동양인의 정체성의 뿌리가 되었던 유·불·선 삼교 중 많이 알려져있지 않지만 우리의 일상 속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 도교에 대한 이해를 통해 다문화 다종교 다양성을 넘어 융합의 시대를 이끌 단초를 제공한다.
특히 최초로 공개되어 주목되는 융경임신년(1572) 작품인 대형 수성노인도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년화로 고판화박물관이 올 해 초 해외 인터넷 경매를 통해 구입해 공개하는 작품이다.
동양문화의 근간이 되는 유불도 삼교 중에 도교에 대한 소개가 유교와 불교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도교판화전은 특히 한·중·일· 티벳의 도교 판화 관련 자료들이 함께 전시되어 각국에서 도교 문화가 어떻게 전승되었는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그리스 로마 신화에 필적할 만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지니고 있는 고서인 한국의 옥추보경이나 중국의 회본 신선전, 일본의 열선전전등이 소개되며, 옥황상제를 비롯한 다양한 도교의 신들이 모여있는 목화 년화들이 처음으로 공개되어, 도교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하는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줄 전망이다.
2014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으로 진행되는 제5회 고판화문화제에는 도교판화특별전, 종교판화국제학술대회, 아시아 전통판화 장인들의 시연회로 구성된다.
유불선 삼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학술대회에는 경북대학교 남권희 교수와 경주대학교 정병모 교수, 중국 중앙미술학원 보송년 교수, 중국 양수조판박물관 고영 관장, 일본 국문학연구자료관 이리쿠치 교수와 구택대 고노에 교수가 참여할 예정이다.
전통판화 시연회는 중국 최대 인쇄박물관인 양주조판인쇄박물관의 국가급 각수인 심수화 선생의 시연이 펼쳐지며, 한국에서 맥이 끊어지고 있는 마력(바렌,목판 인쇄에서, 판목(版木)에 먹을 칠해서 종이를 덮고 그 위를 문지르는 도구)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해인사 마을의 전문장인 변영재 선생을 초대해, 우리나라 전통 마력을 재현하는 시연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 관장은 "삶이 힘들수록 위안을 찾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갖는 자연스러운 속성이다. 도교에서 말하는 신선이 사는 선계에서 불로불사의 영원불멸한 삶을 누리는 것은 허황된 것 만이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삶을 타개할 수 있는 희망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행사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 고판화문화제 기간 내내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영가들의 극락왕생과 무사귀환을 위해 노란 천에 목판화를 찍고 소원을 써 붙이는 티벳의 소원성위 깃발인 타르초 체험도 마련되어 있어 행사 참가자들의 의미있는 시간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