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 ‘이미아직((AlreadyNotYet)’의 리허설 현장.
한국 장례문화에서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인형 ‘꼭두’를 모티프로 한 ‘이미아직(AlreadyNotYet)’이 5월 15일부터 18일가지 나흘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예술감독의 신작으로 이번 공연이 초연이다.
공연 제목 ‘이미아직’은 몸은 이미 죽었으나 영혼은 아직 떠나지 못한 죽음 직후의 상태를 의미한다. 작품은 삶과 죽음을 연속적으로 보는 동양적 세계관과 샤머니즘에 바탕을 두고 삶과 죽음, 영혼과 육체, 환상과 실재 등의 경계를 넘나든다. 인간과 초현실적 존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변신의 세계, 친근하면서도 낯설고 우화적이면서도 경쾌한 움직임의 세계를 표현한다.
전통을 바탕으로 동시대적 탐구를 지속적인 화두로 삼아온 안애순 감독 특유의 분절적인 움직임의 안무와 함께 국내외 유명 예술가들이 이번 공연에서 협업한다.
한국미술의 거목으로 도깨비의 유머와 몽환적인 세계를 자유롭게 그려온 작가 주재환, ‘음악동인 고물’ 활동을 통해 국악의 새로운 차원을 실험하는 이태원, 전통 가곡의 현대적 갱신으로 호평 받아온 박민희, 프랑스 정상급 조명디자이너 에릭 워츠(Eric Wurtz) 등이 함께해 한국적인 현대무용의 진수을 맛볼 수 있다.
‘이미아직’은 죽음이 단지 끝이 아닌 또 다른 차원의 이동으로, 슬퍼하거나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이를 통해 고단한 일상 속에 무뎌진 삶의 감각과 각성의 힘을 역설적으로 되살리고자 시도한다.
(CNB=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