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최원석 기자] 지난 25일 부산 유일 동물원인 ‘삼정더파크’가 개장함과 동시에 여러 사회단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시는 삼정더파크와 과도한 입장요금의 인하 협상에 즉각 나서야 하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까운 지하철역이나 시민공원, 아시아드 경기장과 연계한 셔틀버스 운행과 주차장 추가 확보 등 근본적인 교통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사업을 시작한 삼정더파크는 5차례의 사업연장과 실시계획 승인 취소, 사업인가 취소 청문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최종적으로 삼정기업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부산은행이 대주단으로 참여하면서 부산 유일의 동물원으로 재개장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는 사업자가 요구하면 감정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최대 500억원 안에서 소유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실련은 “어려운 과정을 거쳐 사업 시작 후 10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장한 삼정더파크지만, 개장 전부터 이미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전국 동물원 요금 및 주차면 비교.

이중 첫 번째가 높은 입장요금이다. 삼정더파크의 입장요금은 1인 기준 성인 1만9천원, 청소년 1만7천원, 어린이 1만5천원으로 용인시의 ‘에버랜드’와 고양시의 ‘테마동물원 쥬쥬’ 다음으로 비싸다. 특히 매우 저렴하거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타시도의 동물원과 비교해보면 부산에서 동물원을 구경하기 위해 부산시민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삼정더파크는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장요금에 대해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경실련은 “이번 삼정더파크 개장을 위해 수많은 지원을 하면서도 시민의 불만이 높은 입장요금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견도 낼 수 없다는 부산시의 입장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교통문제다. 삼정더파크에 마련된 주차공간은 807면으로, 이번 주말동안 임시로 마련한 400면을 포함하더라도 1천207면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지난 주말 오후에는 관람객이 몰리면서 그 일대는 예견되었던 교통체증이 심각했다. 마련된 주차공간은 오전에 이미 다 찼고, 점심시간대를 전후로 성지로와 월드컵대로 일대 약 23km에 달하는 구간이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실련은 “부산시와 삼정기업은 시민공원과 연계한 셔틀버스를 도입하는 등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말만 있을 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또한 주차면수 추가 확보를 위해 자유회관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전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민의 편의를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 민간이 운영하는 동물원의 이익을 위해 세금을 투입해 주차시설을 마련할 수 있는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산경실련은 “민간기업이 운영한다는 이유로 입장요금을 자율에 맡겼다면, 부산시가 나서서 동물원 개장을 위한 전담부서와 인력을 배치하고, 운영이 어려울 경우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특혜와 지원을 할 이유가 없다”며 “삼정기업은 관람객의 주차 및 교통연계에 대한 책임이나 비용을 부산시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서서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입장요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한편, 부산경실련에 따르면 삼정더파크는 운영의 어려움이 있을 경우 부산시가 의무매입한다는 조건에 의해 정상화되어 진행되었고, 지난 5차례의 사업연장 과정에서 부산시는 채무보증까지 서려고 하는 등 많은 특혜와 행정 절차의 편의를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산시 내에 ‘공원유치재정비추진단’이라는 별도의 조직을 편성해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사업 정상화에 관한 사업’을 총괄 지원하고, 지금도 각종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