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의 기전
프로포폴은 억제성 신경전달을 활성화하여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입니다. 조금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신경의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기전중에 신경전달을 촉진하는 기전과 억제하는 기전이 존재하는데 그중 억제하는 부분을 더 증폭 시켜서 신경전달을 차단한다는 의미입니다.
프로포폴의 제형
프로포폴은 수용성이 아니기때문에 프로포폴을 녹일 수 있는 콩기름(soybean oil), 글리세롤 (glycerol), 난레시틴(egg lecithin) 등을 용매로 하여 현탁액을 만들어 사용합니다. 이런 용매 때문에 주사시 혈관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물을 차갑게 하여 주사하거나 소량의 국소마취제를 먼저 주사하는 방법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프로포폴의 작용과 주의점
프로포폴은 반드시 정맥으로만 투여해야하고, 정맥에서 유출되거나 그 외의 경로로 투여하게 되면 통증을 유발하며 심하면 주위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합니다.
효과 발현 시간이 짧고 약물을 중단면 깨어나는 시간도 짧으므로 이상적인 마취제의 요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는 약간 나른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받아들입니다.
소량 주입시 술에 취한것 처럼 기분이 들뜬 상태가 되어 스스로 제어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마취유도 용량에서는 거의 절반 정도에서 자발호흡이 없는 상태가 되므로 반드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수술후 각성시 오심(구역질)과 구토가 거의 없으며, 반대로 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수술후 오심과 구토가 있는 경우에 소량을 치료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용매로 사용되는 물질들이 쉽게 세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므로 약물이 세균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각한 패혈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프로포폴은 통증을 억제하는 작용은 거의 없기때문에 수술시 국소 마취제와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을 적절히 사용하여야 약물의 용량을 줄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마이클잭슨이 프로포폴 과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과 일부 연예인들이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으로서의 양심도 없는 일부 의사들이 그 사태에 일조를 했다는 사실은 의사로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은 프로포폴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 못하므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것도 사실인것 같습니다.
뒤늦게나마 프로포폴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나, 지금까지 이 약물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은 이유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쉽게 생각하고 상습적으로 투약할 수 있도록 방치한 책임을 당국에서도 피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프로포폴은 제대로 사용했을 경우에 아주 훌륭한 마취약물입니다. 미국과 아시아에선 모든 마취에 기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많이 사용되는 마취제인 반면, 유럽에선 거의 기본으로 사용하는 마취제입니다.
이번 사태가 무분별한 사용을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에이치투성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이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