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공천에서 ‘혁신공천’이라는 명분으로 영남 현역 단체장·현역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칼자루를 뽑아 들면서 시작부터 ‘파열음’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국민의힘 정치적 텃밭인 보수진영의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현역 중진 의원 전원을 컷오프(공천배제)할 방침이라고 알려지자 해당 지역 의원들이 반발하고 지도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반대 입장이 감지되는 등 당분간 당의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공관위는 부산시장의 경우 박형준 현 시장의 컷오프설이 사실로 밝혀지자 부산지역 현역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발표 하루 만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주진우 의원과 경선을 진행하기로 번복해 이른바 혁신공천 방침을 천명한 이 위원장이 다른 지역에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공관위는 17일 오전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광역단체장 공천 기조를 놓고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거센 반발이 나오자 일단 ‘숨 고르기’ 차원에서 전날 밤 회의를 취소한다고 위원들에게 공지했다.
앞서 공관위는 전날 오전 부산시장 공천에서 3선에 도전하는 현직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초선 주 의원을 단수 공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공관위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파행되는 상황에서 부산지역 의원들이 국회 당 대표실로 몰려가 장동혁 대표와 정희용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요구했으며, 이에 장 대표도 공감한다는 의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산시장 후보 경선이 맞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장 대표와 공관위 등에도 이런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공관위는 “박 시장을 컷오프하지 않고 부산시장 후보를 경선으로 결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대구시장 공천을 두고는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등 중진 의원 전원이 컷오프 대상으로 오르면서 당사자들과 이 지역 의원들도 반발하는 기류가 점차 커지자 지난 15일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과 일부 후보가 국회에서 모여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지도부에 이런 우려를 다방면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최다선 의원이자 국회부의장인 주 의원은 17일 자신의 SNS에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에서 나를 포함한 중진 의원들의 ‘컷오프 설’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더 이상 대구의 자존심을 짓밟지 말아야 한다”며 “대구시장 공천 전권은 이 위원장 호주머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구 시민에게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주 의원은 “이 위원장은 뜬금없이 이틀간 잠수를 타더니, 누구도 묻지 않았는데 ‘지방선거 공천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눈만 껌벅거리더니 한 방송 인터뷰에서는 ‘당의 정수리를 때려야 당이 변한다. 그걸 대구에서 해야한다’고 밑도 끝도 없는 얘기를 했다”며 “대구시장 공천의 전권이 언제부터 공관위원장 개인의 호주머니 속에 있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주 의원은 “대구가 그리 만만하게 보이느냐”며 “부산에서는 지역 정치 현실과 민심에 부딪혀 컷오프를 철회해 놓고, 왜 유독 대구만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나. 호남 출신인 당신이 대구를 얼마나 알고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의 중진들을 짓밟고, 대구를 떠났다가 40여 년 만에 돌아온 사람을 낙하산처럼 꽂으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현역 단체장 중 1호로 컷오프된 김영환 충북지사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불복’ 입장을 밝히면서 “(공천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측근들에게 “나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당에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 등등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핵심 관계자는 18일 CNB뉴스에 “당 지지율이 역대 최악인 상황에서 시도지사 공천 문제로 파열음이 커지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당 대표가 어렵게 모셔 온 공관위원장과 지도부가 수면 위에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야말로 선거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더 악화되기 전에 정치적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