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통] 대통령이 촉발한 유통업계 ‘초저가 전쟁’…어디까지 번질까

김보연 기자 2026.03.18 09:42:16

李, 고가 생리대 지적 후
생필품 가격 인하 이어져
변수는 끝 모를 중동 전쟁

 

이마트 왕십리점이 고래잇 페스타 2주차 행사를 선보이며 제철과일 특가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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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고가 생리대 가격을 지적한 이후, 유통업계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초저가 생리대 출시를 비롯해 베이커리 가격 인하, 식용유·라면의 가격 인하까지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촉발된 강력한 물가 안정 기조가 유통 전반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유통업계는 고물가 시대 가격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후생을 높인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초저가 생리대 출시 봇물…“마진율·마케팅비 ↓”


 

쿠팡 '루나미' 생리대 (사진=쿠팡)

생리대 업체들은 지난 1월 저가 생리대 라인업 확대에 즉각 나섰다. 유한킴벌리는 신규 중저가 생리대를 3월 중 조기 출시하며, LG유니참도 이달 중 프리미엄 제품 대비 절반 가격 수준의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 1월부터 자체브랜드(PB) 자회사 씨피엘비(CPLB)에서 생리대를 최저 99원에 제공 중이다. 다이소는 깨끗한나라와 협업해 오는 5월 개당 100원의 생리대를 출시할 예정이다.

대형마트도 생리대값 부담 완화를 위해 나섰다. 이마트는 설 명절 이후 생리대 50여종을 균일가 5000원에 할인 판매했고, 홈플러스는 지난 2일 ‘AI 물가 안정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당 99원의 초저가 생리대를 선보였다.

편의점업계는 1+1 할인 행사와 함께 최저가 생리대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9일 개당 181원의 100% 순면 커버 생리대를 내놓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제조사와 직거래를 통해 유통 마진 및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마진율을 낮게 측정해 박리다매 전략으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상품가격 정상화 필요…안전성 우려도 나와


 

다이소 비트플렉스왕십리역점에 생리대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보연 기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과다한 가격 상승, 답합·독과점 구조를 바로잡는 가격 정상화 과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국내 생리대 가격은 OECD 38개국 중 최고 수준으로, 해외보다 비싸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최근 밀가루 및 전분당 업체들의 담합 사건도 빵값과 과자값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최대 20배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초저가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검증이 우려되고 있지만, 업계는 안심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품질 문제는 일반 상품들도 발생해 저가 상품 문제만은 아니다”라며 “대기업의 경우 제품 품질검사·관리를 철저히 하고, 시민단체들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출시 이틀만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얻은 쿠팡 PB 저가 생리대 ‘루나미’는 고객 호평이 대부분이었다. 리뷰에는 “가격이 착하다”, “국내 생산이라 안심할 수 있다” 등 만족도가 높았으나, 기능적인 면에서 떨어진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정부도 지난 10일 공공생리대 비치 시범사업안을 발표한 가운데, 오유경 식약처장은 “생리대 가격이 낮으면 안전성을 우려하는데, 모든 생리대에 동일한 기준으로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류비, 물류비 상승은 생활물가 인하 흐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인상이 단기간 내에는 없겠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유통사들의 원가상승 부담을 가격에 반영해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CNB뉴스=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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