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예기] ‘바카라’ 잭팟 터트린 한전…UAE와 손잡고 ‘글로벌 원전 영토’ 넓힌다

손정호 기자 2025.12.19 09:28:54

UAE·튀르키예·베트남…거침없는 ‘K-원전’ 행보
‘바라카 원전’ 성공으로 글로벌시장 교두보 확보
베트남 원전 사업 참여 가시화…인력 양성 지원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앞 왼쪽)이 UAE원자력공사와 원자력 신기술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전)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글로벌 원전 영토 확장에 나선 한국전력공사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지구촌 곳곳으로 원자력발전 기술력을 전파하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중동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달 18일 UAE 국빈 방문이 촉매제가 됐다. 양국 정상은 이날 ‘한국과 UAE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이라는 이름의 공동선언문을 통해 한전이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의 협력 모델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한전은 2009년 우리나라 최초로 UAE 바라카 지역에 한국형 원전(APR1400)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수주했고, 지난해 9월 4호기의 상업 운전을 시작한 바 있다. 현재 모두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UAE 전력 수요의 약 25%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형 원전을 해외에 수출해 성공한 대형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한전이 건설해 운영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사진=한전)

양국은 바라카 모델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UAE원자력공사(ENEC)와 ‘원자력 신기술, AI 및 시장 협력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과 별도의 면담을 갖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기 위한 세부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두 기관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공동 평가, 원전 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AI 기반 예측 정비, 디지털 트윈(현실세계를 복제한 가상세계 시스템)을 활용한 운전 환경 시뮬레이션, 운영 데이터의 디지털화 등을 추진한다.

또한 인력 양성, 공동연구 등을 바탕으로 미래 신사업에 대한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원전 시장 공동 진출로 상호이익을 증진할 계획이다.

김동철 사장은 “글로벌 파트너십 모색에 양사가 총력을 다해야 할 때”라며 “그동안 협력과 신뢰 기반 위에 쌓아 올린 성공적인 사업 성과는 미래 협력의 큰 모멘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알 하마디 시장은 “세계 원자력 분야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양사의 파트너십을 활용해 큰 상호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와 신규 원전 사업 공식화



한전은 동맹국인 튀르키예와도 원전 협력을 추진한다. 한전은 지난달 24일 이재명 대통령의 튀르키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튀르키예 원자력공사(TUNAS)와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측은 신규 원전 사업 개발 추진을 공식화하기로 했다. 사업 부지 평가와 원자력 기술, 현지화 등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향후 사업 예정 부지 평가를 위해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하면서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동철 사장은 알파르슬란 바이락타르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튀르키예 시놉 원전 사업 추진 일정과 조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튀르키예는 2022년 한전에 시놉 원전 참여를 공식 요청한 바 있는데, 오는 2053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현재 운영하고 있지 않은 원전 발전 비중을 29%까지 늘린다는 포부다.

 

김동철 한전 사장(가운데 왼쪽)이 이재명 대통령의 튀르키예 정상회담을 계기로 튀르키예 원자력공사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전)

김 사장은 이날 면담에서 “시놉 원전 사업은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튀르키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한전은 UAE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으로 시놉 원전 사업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르슬란 바이락타르 장관은 “한전이 우려하는 사업 리스크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며 “시놉 원전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지속적인 협조를 통해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전은 사돈 국가로 불리는 베트남과도 함께 하기로 했다. 지난 8월 11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서울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원전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베트남은 오는 2035년까지 닌투언-1, 2 원전을 건설하고 2050년까지 총 8GW 규모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약 4000명의 원전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제일 오른쪽)이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 국가에너지산업공사와 원전 분야 인력 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전)

한전과 베트남 국가에너지산업공사(PVN) 사이에 체결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워크숍이 실제 진행됐다. 지난 9월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닌투언-2 원전 발주처인 PVN과 원전 분야 인력 양성 협력을 위한 공동 워킹그룹 워크숍을 개최했다.

한전은 이날 워크숍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으로 이뤄진 팀코리아를 구성해 약 40명이 참석했다. 팀코리아는 베트남 원전 인력 양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과 운영 방법 등을 공유했다.

원전은 투자비용이 저렴한데다, 안정적으로 대량 전력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원이라 세계 각국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건립 사업 규모가 큰 편이라 우리 경제 에도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CNB뉴스에 “기존에 수주해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 4기가 모두 상업 운전에 성공해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 면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며 “한전은 정해진 예산으로 제시된 기간 안에 원전 공사를 진행해 완료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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